터키인 6명·중국인 7명·프랑스인 등 모두 170명 인질로 붙잡혀
괴한들 "알라는 위대하다" 외친 후 호텔 습격…인질 중 일부는 중국인

또 이 무장단체가 호텔을 습격해 인질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프랑스인 1명과 말리인 2명 등 최소 3명이 사망했다. 지금도 이 단체에 억류 중인 인질에는 프랑스 등 서방 국가 출신과 터키인, 중국인 등도 포함돼 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에 이번 인질극이 벌어져 또다시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알자지라와 CNN 방송과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한 무리의 무장 괴한들이 차량을 타고 수도 바마코 도심에 있는 5성급 호텔인 '래디슨 블루' 호텔을 습격했다.
호텔 관계자는 "약 10명의 무장한 남성들이 호텔에 도착한 직후 호텔 앞 모든 경비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이 괴한들은 이 호텔에 진입하기 직전엔 자동 소총을 쏴댔고 아랍어로 '알라는 위대하다'(알라후 아크바르)고 외쳤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한 보안 소식통은 "한 무리의 남성들이 외교 번호판을 단 차량을 몰고 호텔에 들어온 뒤 4층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다른 한 보안 관계자는 "이 호텔의 7층에서 일이 벌어졌다"며 "지하디스트들이 복도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몇시간 뒤 유엔 관계자는 "말리 국적자 2명과 프랑스 국적자 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래디슨 블루 호텔을 소유한 레지도르 호텔그룹은 성명을 내고 "2명이 투숙객 140명과 호텔 직원 30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인질극을 벌이는 주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이 호텔은 말리 주재 외교관들이 다수 머무는 단지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에어프랑스' 직원을 포함해 서방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숙소로 알려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번 인질 사건이 알려진 직후 "중국인 관광객 최소 7명이 호텔 안에 갇혀 있다"고 현장에 갇힌 중국인이 채팅앱으로 보내온 메시지를 인용해 보도했다.
터키 언론도 터키항공 소속 승무원 6명이 호텔 내 억류돼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도 구체적인 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자국민이 인질로 붙잡혀 있다고 확인했다.
말리 군인과 경찰은 전체 190개 객실을 보유한 이 호텔 주변을 봉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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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무장단체가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아프리카 말리의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탈출한 사람들이 달려가고 있다. 무장 괴한들은 이날 오전 호텔에 난입해 총격을 가하고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다고 보안 당국과 목격자는 말했다. |
말리 주재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즉각 대피령을 내렸다.
미국 대사관은 또 트위터를 통해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외출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바마코에서는 지난 8월에도 무장 괴한들이 비블로스 호텔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정부군과 유엔 직원 등 8명이 숨진 바 있다.
프랑스는 말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확대하자 2013년 말리 정부군을 지원하고자 군대를 파견하는 등 말리에 군사적 지원을 해 왔다.
서아프리카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활동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보코하람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하기도 했다.

정부 "말리 호텔 인질에 한국인 포함여부 확인 중"
교민 비상연락망 가동…"한인회·영사협력원 파악 국민은 안전"
정부는 서아프리카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20일 이슬람 무장단체가 호텔을 습격해 투숙객 등을 인질로 억류한 것과 관련, 인질에 한국인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말리 내 교민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인질 가운데) 한국인이 있는지 여부를 계속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말리에 장기 체류하는 한국인은 20여 명이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수행업체 직원들도 일부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리를 담당하는 주세네갈 대사관에서 이들과 직접 연락하는 방식으로 현재 한국인 피해를 확인 중이라고 정부의 또 다른 당국자는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단 현지 한인회 및 영사협력원은 자신들이 파악 중인 우리 국민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사전에 파악되지 않은 체류 인원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계속 상황을 주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마코는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황색) 지역이며 나머지 말리 전역은 3단계인 철수권고(적색) 경보가 내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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