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에 간편하게, 술 먹은 다음 날 해장으로 즐겨 찾는 라면.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 덕분에 ‘국민 음식’으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 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프리미엄 라면’들의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거의 2배 비쌉니다. 정말 그 정도로 맛과 영양이 ‘고급화’됐을까요?









#1.
프리미엄 라면의 ‘불편한 진실’
#2.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먹은 라면은 76개.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세계 1위.
이런 ‘국민 음식’ 라면이 자꾸만 비싸집니다.
#3.
새로 나온 짜장라면을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자취생 김 씨(26).
정작 짜장라면은 못 사고 5개 묶음을 사면 1개 더 준다는 행사 제품을 사서 돌아왔는데요.
그 이유는 라면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4.
최근 ‘프리미엄 라면’이라 불리는 고가의 라면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업체들은 짜장라면의 인기에 편승, 고가의 짬뽕라면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데요.
‘고급화’를 강조한 라면들이 정말 비쌀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5.
최근 출시된 라면들의 가격을 살펴보면, 대부분 개당 가격이 1000원 이상입니다.
제일 잘 팔리는 짜장라면 ‘짜왕’의 소매가격은 개당 1500원.
생산 업체 농심은 ‘짜왕 효과’로 3분기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기존의 제품들은 2010년부터 가격 변동이 거의 없습니다.
몇 년째 개당 720~780원대에 팔리고 있는데요.
#6.
라면의 주원료인 밀(면)과 대두(스프)의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밀의 국제거래 가격은 2008년 309(달러/톤)에서 2015년 182(달러/톤)로 하락했고, 대두의 가격은 454(달러/톤)에서 328(달러/톤)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라면의 제조원가가 과거보다 30%가량 낮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7.
결국 라면 가격이 특별히 비싸질 만한 외부요인이 없는 것입니다.
라면 제조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향상된 품질의 라면을 제공하기 위해 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에 기존 제품들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다”
고 말하는데요.
#8.
하지만 업체들이 주장하는 차별화의 정도를 실제로 가늠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엄청나게 맛있을 줄 알았는데 기대 이하였다”
“맛있긴 하지만 이 정도로 비쌀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직접 프리미엄 라면을 맛본 소비자 중에는 부정적인 반응도 보입니다.
#9.
라면이 ‘국민 음식’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라면을 국민 음식이라고 부르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리미엄 라면
‘고급화’라는 명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업체만 배 불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김지연·양혜정 기자 kimjiyeon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