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IS 테러" vs "결함"… 러 여객기 추락 의문 증폭

입력 : 2015-11-01 18:48:31 수정 : 2015-11-01 23:19: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224명 탄 러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 논란
여객기 잔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추락한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 소속 A-321 여객기의 잔해.
시나이=EPA연합뉴스
러시아 공습에 분개한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냐, 노후화된 여객기의 기술적 결함이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사고기인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 소속 A-321 여객기(편명 7K9268)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전문가 분석을 의뢰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물론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도 전문가들을 급파해 사고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이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51분쯤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크공항을 이륙한 뒤 23분 만에 해발 3만피트(약 9100m) 상공에서 통신이 두절되면서 시나이반도 엘하사나 지역의 산간지대에 추락했다. 이날 사고로 승객 217명과 승무원 7명 등 224명이 전원 숨졌다. 희생자들은 우크라이나인 3명을 제외하면 모두 러시아인이며,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1일 “러시아·이집트 정부에 확인한 결과 여객기에 탑승한 한국인은 한 명도 없었다”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한국인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개입에 대한 보복으로 IS가 사고기를 격추시켰을 가능성이다. 사고 직후 IS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무슬림과 IS에 보인 적의와 특히 시리아 알레포에서 저지른 학살의 대가를 치르는 서막”이라며 “러시아 십자군들을 모두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상의 여객기가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와 함께 추락하는 영상도 함께 게시했다. 공교롭게도 사고기가 추락한 엘하사나 지역은 IS 이집트지부의 근거지인 시나이반도 엘아리시에서 중부내륙 쪽으로 50∼70㎞ 떨어져 있다.

IS가 배포한 동영상 화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배포한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으로, 한 여객기가 상공에서 폭발해 검은 연기와 함께 추락하고 있다.
IS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IS의 이 같은 주장이 이번 사고에 편승해 위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IS가 그간 지상전에서는 견고한 전력을 보여왔지만 상공 9100m를 비행하고 있던 여객기를 격추할 수 있을 정도의 대공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독일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항공사는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시나이반도 상공을 경유하는 노선을 변경해 운항하기로 했다. 대신 사고기의 노후화와 기술적 결함이 사고 원인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추락한 여객기가 1997년 제작돼 20년 가까이 사용돼 노후화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기의 기장이 교신 두절 직전 통신 장비에 문제가 있다며 비상착륙을 요청했고, 초기 조사 결과 역시 기술적 결함이 사고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집트 당국이 언론에 밝혔다.

권이선·염유섭 기자 2s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상큼 발랄'
  • 박보영 '상큼 발랄'
  • 고윤정 '매력적인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