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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잔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추락한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 소속 A-321 여객기의 잔해. 시나이=EPA연합뉴스 |
이집트 당국은 사고기인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 소속 A-321 여객기(편명 7K9268)의 블랙박스를 회수해 전문가 분석을 의뢰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물론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도 전문가들을 급파해 사고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고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개입에 대한 보복으로 IS가 사고기를 격추시켰을 가능성이다. 사고 직후 IS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무슬림과 IS에 보인 적의와 특히 시리아 알레포에서 저지른 학살의 대가를 치르는 서막”이라며 “러시아 십자군들을 모두 죽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상의 여객기가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와 함께 추락하는 영상도 함께 게시했다. 공교롭게도 사고기가 추락한 엘하사나 지역은 IS 이집트지부의 근거지인 시나이반도 엘아리시에서 중부내륙 쪽으로 50∼70㎞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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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가 배포한 동영상 화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배포한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으로, 한 여객기가 상공에서 폭발해 검은 연기와 함께 추락하고 있다. IS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독일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항공사는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시나이반도 상공을 경유하는 노선을 변경해 운항하기로 했다. 대신 사고기의 노후화와 기술적 결함이 사고 원인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추락한 여객기가 1997년 제작돼 20년 가까이 사용돼 노후화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기의 기장이 교신 두절 직전 통신 장비에 문제가 있다며 비상착륙을 요청했고, 초기 조사 결과 역시 기술적 결함이 사고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집트 당국이 언론에 밝혔다.
권이선·염유섭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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