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1.50%까지 내려가면서 예금 금리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도 저축률은 해마다 늘고 있다. 27일 저축의 날을 맞아 반가운 소식일 듯하지만 실상은 전혀 딴판이다. 불투명한 경제 상황과 고령화에 따른 노후 대비 필요성 증가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풍토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 증가가 내수에 악영향을 주는 ‘저축의 역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운용(예금·보험·채권운용 등) 증가액은 61조8000억원이다. 1분기(1∼3월) 43조7000억원보다 18조1000억원 증가했다. 올해도 가계 순저축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가계 저축이 늘면서 정부와 기업·가계를 모두 합한 총저축률은 지난 1분기 36.5%를 기록했다. 1998년 3분기(37.2%) 이후 분기 기준으로 17년 만에 가장 높다. 2분기에는 35.3%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과거에는 소득이 늘어난 가계가 저축을 하면 은행이 그 돈을 기업에 빌려줘서 투자가 일어나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고 성장잠재력을 확보하는 긍정적 효과가 컸다. 최근 저축률 증가는 그러나 가계가 쓸 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발생해 매우 이례적이다. 2분기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2.9%로, 전국 단위로 조사를 확대한 2003년 이래 최저치였다. 가계대출은 1100조원을 넘어서 가계가 느끼는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이 상당하다. 소득은 그대로이거나 줄어들었는데 대출이자와 원금을 내고도 저축을 늘린다는 것은 가계가 소비할 돈을 줄인다는 얘기다. ‘소비 감소→내수 침체→기업활동 위축→성장잠재력 하락’의 악순환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저축률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가계저축 확대는 향후 경제성장, 고용, 임금 등에 대한 불안심리에 따른 ‘예비적 저축’ 증가에 일부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소비위축 및 내수회복 지연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령화가 계속되면 저축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은 국제종합팀 조인우 조사역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가계 저축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가계저축률의 주요 결정 요인”이라며 “급속한 고령화가 가계저축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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