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군 유럽사령부 벤 호지스 중장은 영국으로부터 헬리콥터를 빌려쓰는 게 '기본'이 됐고, 다른 동맹국의 차량과 장비를 임차하는 것도 늘어난다고 밝혔다.
유럽 주둔 미군은 2012년 이후 병력의 3분의 1이 감소했고, 현재 탱크는 한 대도 없는 상태로 필요한 군사 장비를 유럽 내 미군 기지에서 돌려가며 사용하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유럽에 배치한 미군 역량이 감소한다는 방증이자 미국이 아시아와 중동에 군사 자원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유럽에서 미군 주둔의 필요성이 줄어들지는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러시아의 호전적 행태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미군은 종전보다 모자란 장비와 부족한 병력으로 대처해야 하는 형편이다.
호지스 중장은 텔레그래프에 "대처해야 할 정보 능력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에서 벌인 행태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인력이 많지 않다"면서 "러시아가 불시에 실시하는 훈련을 할 때마다 놀랐고, 러시아군이 언제 시리아에 진입했는지 등을 몰랐다는 데 또 한번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늘 해오던 대로 하는 일을 추적하고 파악할 능력이 우리에겐 없다"고 토로했다.
미국은 유럽 주둔 미군을 줄이면서 영국이 더 많은 군사 지원과 장비를 제공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호지스 중장은 "영국이 국방비 지출을 떨어뜨리지 않고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을 유지한다는 게 지난 몇 년 간 생긴 가장 큰 변화"라면서 "영국이 국방비 비중을 줄였더라면 다른 유럽 국가의 부담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냉전 끝 무렵인 1980년대 말 유럽에 주둔한 미군은 30만명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5분의 1 수준인 6만명에 미치지 못한다.
호지스 중장은 "임무는 종전과 변함이 없다"면서 "문제는 3만명 병력을 30만명처럼 보이게 하는 방안을 궁리해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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