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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비도 무심하게… 말라죽은 농작물

입력 : 2015-10-01 15:56:15 수정 : 2015-10-01 15: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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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간척지 '가슴친 농민'
소금기 거품 가뭄이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간척지에 조성된 논은 땅 속에서 올라오는 소금기로 인해 심어 놓은 모가 타들어가고 있다. 하얀 거품이 소금기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서북부지역에서 생활용수 제한급수에 이어 농작물 피해까지 잇따르고 있다.

충남도는 1일 가뭄으로 수확기를 앞둔 서해안 지역의 간척지 벼에서 여물지 않거나 말라죽는 현상이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피해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집계된 피해만 900농가 3503㏊에 달하고 있다. 천수만 A·B지구 농경지의 경우 지난달 중순부터 벼 전체가 말라죽는 잎마름 현상이 나타난 뒤 695농가의 3273㏊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잎마름 현상이 악화되면 벼가 채 여물지 못해 쭉정이만 남게 되면서 수확이 어렵게 된다. 특히 이삭이 팰 시기에 가뭄의 직격탄을 맞은 조생종 벼의 피해가 심하다.

천수만A·B지구경작자연합회가 최근 수확한 조생종 벼를 실측한 결과 수확량은 예년에 비해 20%에서 최고 7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 대호지구 간척지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 이날까지 피해면적은 140농가 약 150㏊에 이른다. 태안의 누동·개천지구에서도 65농가가 기르던 80여㏊의 벼가 거의 고사된 상태다. 간척지에 심은 벼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가뭄으로 물 걸러주기가 제대로 되지 못해 염분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피해지역 논의 염분 농도는 정상치(0.2%)의 세배가 넘는 0.66%에 달하고 있다. 충남 서북부지역 강수량은 지난 5월 이후 349㎜로, 예년의 36%에 그치고 있다. 주요 저수지의 저수율도 29.9%(예년 평균 73.2%)에 불과해 제때 물을 공급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바다를 메운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토양에 염분이 많은 서산B지구의 논 3700여㏊ 가운데 3183㏊에서 집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에 따라 이 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하고 농업재해보상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염해로 말라죽어가고 있는 천수만 지역의 벼.
천수만 지역의 한 농민은 “60 평생에 이런 가뭄은 처음”이라며 “염해를 입은 벼는 잎이 말라 출하가 어려운 데다가 농업 재해보상에 포함되지 않아 보상조차도 받을 수 없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을 호소했다.

충남도도 최근 피해지역에서 생산된 벼를 공공비축미 매입물량으로 추가 배정하고, 재해복구비(㏊당 22만원) 지원을 정부에 건의했다. 염해를 가뭄피해로 인정해 농업재해보험의 보상대상으로 편입시켜줄 것도 요청했다.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염해가 재해보험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농민들이 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피해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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