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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기 거품 가뭄이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간척지에 조성된 논은 땅 속에서 올라오는 소금기로 인해 심어 놓은 모가 타들어가고 있다. 하얀 거품이 소금기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충남도는 1일 가뭄으로 수확기를 앞둔 서해안 지역의 간척지 벼에서 여물지 않거나 말라죽는 현상이 급격히 확산됨에 따라 피해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집계된 피해만 900농가 3503㏊에 달하고 있다. 천수만 A·B지구 농경지의 경우 지난달 중순부터 벼 전체가 말라죽는 잎마름 현상이 나타난 뒤 695농가의 3273㏊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잎마름 현상이 악화되면 벼가 채 여물지 못해 쭉정이만 남게 되면서 수확이 어렵게 된다. 특히 이삭이 팰 시기에 가뭄의 직격탄을 맞은 조생종 벼의 피해가 심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피해지역 논의 염분 농도는 정상치(0.2%)의 세배가 넘는 0.66%에 달하고 있다. 충남 서북부지역 강수량은 지난 5월 이후 349㎜로, 예년의 36%에 그치고 있다. 주요 저수지의 저수율도 29.9%(예년 평균 73.2%)에 불과해 제때 물을 공급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바다를 메운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토양에 염분이 많은 서산B지구의 논 3700여㏊ 가운데 3183㏊에서 집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에 따라 이 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하고 농업재해보상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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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해로 말라죽어가고 있는 천수만 지역의 벼. |
충남도도 최근 피해지역에서 생산된 벼를 공공비축미 매입물량으로 추가 배정하고, 재해복구비(㏊당 22만원) 지원을 정부에 건의했다. 염해를 가뭄피해로 인정해 농업재해보험의 보상대상으로 편입시켜줄 것도 요청했다.
충남도의 한 관계자는 “염해가 재해보험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으면서 농민들이 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피해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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