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원자력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만난 김긍구 스마트 개발사업단장도 고심이 깊어 보였다. 김 단장은 “사우디에 스마트 원전을 건설하려면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할 당시 우리가 예상치 못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물 대신 공기로 냉각해야 하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현지 인허가를 받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공기 냉각 방식은 내륙에 세워진 화력발전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이를 응용하면 기술적인 난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허가도 한국 기준을 따르기로 합의한 만큼 헤쳐나가기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
김 단장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경제성을 높이는 데 있다.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발전산업 특성상 상업발전에 들어가면 용량이 100㎿에 불과한 스마트와 같은 소형 원전은 1000㎿급 이상 대형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값싼 건설비, 해수담수화 등 다른 용도로도 쓰일 수 있는 다기능성 등으로 차별화해야 한다. 경제성을 극대화하면 이와 동전의 양면 격인 안전성을 소홀히 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김 단장의 고민을 더 한다. 그는 “아직 스마트 원전을 지어본 경험이 없어 건설비 규모는 확답하기 힘들지만, 경제성과 안전성 모두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 측은 스마트 건설비용을 대략 대형 원전의 3분의 1 이하로 잡고 있다. 원전을 다량 수주하면 5분의 1선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스마트 원전은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간단히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기간도 대형보다 대폭 단축할 수 있다. 그만큼 초기 투자비를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 원전의 건설에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형 원전에 비해 1년10개월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안전성만 확보할 수 있다면 원전 부지도 대형 대비 3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스마트의 안전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증기 발생기와 가압기, 원자로 냉각 재펌프 등 모든 기기를 원자로 압력용기에 내장한 일체형 방식으로 주요 기기를 잇는 대형 배관을 제거한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배관 파손이 종종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는 대형 원전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안전조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얻은 교훈도 설계에 반영된다. 당시 전원이 차단돼 고온의 핵연료가 녹으면서 사고가 커졌는데, 스마트는 전원이 없어도 20일 동안 대류를 활용해 냉각수를 순환시켜 핵연료의 잔열을 제거할 수 있다. 20일 후에는 냉각수 탱크를 채워 대처하도록 고안됐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수소가 폭발할 가능성도 원천 차단했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한국과 사우디 양국이 PPE 사업을 순탄하게 마친다면 2019년 2분기 이후 스마트 원전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중동 순방 당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합의한 2기 건설을 신호탄으로 스마트 원전 수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연구원 측은 기대했다. 연구원이 사우디 당국과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지의 낡은 화력발전소 30∼40기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에서 스마트 원전을 운영해 경제성을 인정받으면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도 수출할 길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만 소형 원전으로 갈아탈 수 있는 화력발전소가 270기나 존재한다. 전세계로 확대하면 1만8000기 정도가 스마트의 미래시장으로 추산된다.
특히 스마트 원전은 설계와 건설, 주요 기기의 제작기반이 국내에 집중돼 건설예산 상당수가 내수로 집행되는 만큼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 후 원전 운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기 쉬운 점도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이유이다.
대전=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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