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중국 저장(浙江) 성의 한 종합병원. 심장 수술을 앞둔 아기는 불안에 떨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이다.
방금 샤오루리(2)는 엄마, 아빠에게 “안녕” 인사하고 수술 대기실로 들어왔다. 아까까지는 기분이 좋았지만, 부모 없이 홀로 떨어져 있으니 어느새 아기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수술을 맡은 스쭈어(石卓)는 샤오루리를 꼭 안았다. 그리고 스마트폰 속 영상 하나를 샤오루리에게 보여줬다. 여섯 살 딸을 둔 아빠인 스쭈어는 평소 딸에게 보여주던 영상이 샤오루리에게도 효과를 발할지 조금은 망설였다.
울먹이던 샤오루리는 안정을 되찾았다. 의사가 보여준 스마트폰 속 영상에 몰두하느라 어느새 수술의 두려움은 사라졌다. 낯선 환경이 두려웠지만, 아기는 의사 품이 어느새 부모의 그것처럼 느껴졌다.
“아가야, 밖에서 엄마와 아빠가 기다리고 계셔. 수술 금방 끝내고 얼른 부모님에게 돌아가자.”
따뜻한 스쭈어의 말에 아기는 금세 울음을 그쳤다. 스쭈어의 토닥임에 힘을 얻은 것일까? 다행히 샤오루리는 1시간에 걸친 수술을 무사히 견뎌냈다. 샤오루리는 회복 치료만 잘 받는다면 오는 22일쯤 퇴원할 수 있다.

스쭈어는 “수술실에서는 누구나 두려움을 느낀다”며 “특히 아기가 진정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뜻한 말을 건네고, 눈을 마주치고, 양팔로 꼭 안아주는 게 좋다”며 “난 특별한 의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스쭈어는 “부모와 안녕 인사를 한 아기는 홀로 떨어지자 불안에 떨었다”며 “간호사조차도 아기를 달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여섯 살 딸을 둔 아빠”라며 “내 자식이 수술실에 들어왔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news.ifeng.com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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