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한용운(사진) 편찬실장은 지난 1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전 편찬의 내적 문제는 남북 연구진이 어떤 식으로든 해결할 수 있다”며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건 사전 바깥 남북 갈등”이라고 말했다.
남북이 함께 편찬하고 이용하게 될 첫 대사전인 겨레말큰사전의 편찬 사업은 2005년 시작됐다. 최근까지 총 23차례 공동회의가 열렸고, 현재 70% 이상 작업이 진행됐다.

공동회의는 남북 연구자들이 일주일간 정해진 장소에서 숙식하며 낱말의 뜻풀이를 상호 검토하는 과정이다. 한 번 회의에서 보통 8개 조가 운영돼 올림말 2만여개의 풀이를 합의한다.
한 실장은 “지난해 가까스로 회의가 재개됐지만 기존 1년에 4번 해오던 데서 절반으로 그 횟수가 줄었다”면서 “현재 예정된 2019년 출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2017년부터 예정된 교정·교열 작업이다. 이 단계에 접어들면 남북 간 상시 논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사업 초기, 남북 연구자가 상주하면서 논의를 할 수 있는 가칭 ‘겨레말의 집’을 개성공단 부근에 설치하는 안이 거론된 바 있지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도 희박하다.
한 실장은 “교정·교열 단계에 가면 하루에도 수십건씩 논의해야 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이전에 북측도 ‘겨레말의 집’ 설치에 동의한 바 있으니 남북 연구자가 상시 논의할 수 있는 공간 확보에 대한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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