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33) 씨는 지난 11일 광주시 서구 화정동 벤츠 판매점 앞 도로에서 2억900만원짜리 ‘벤츠 S63 AMG’(사진)을 야구방망이와 골프채로 부숴버렸다. A씨는 13일 부서진 차량에서 교환을 요구하는 사흘째 1위시위를 벌이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3월 광주의 한 벤츠 판매점을 통해 2억900만원 짜리 차를 리스로 출고해 차량 하부 소음방지장치와 배기구를 개조해 운행했다. 이후 지난 3개월간 3번이나 주행중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첫 번째 시동 꺼짐은 저속 주행할 때 나타나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다. A씨는 단순결함을 의심하고 20일 동안 서비스센터에 입고해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수리를 했다. 하지만 시동꺼짐 현상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두 번째 꺼짐현상이 발생하자 서비스센터에 40일 동안 수리를 맡겼다.
A씨는 “다시 문제가 재발하면 교환해주겠다는 약속을 업체 측에서 받았고, 개조한 부분도 원상복구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수리 후 3개월 까지는 별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9일 A씨는 부산에서 광주로 가던 언덕길에서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상황을 경험했다. 빠른 속도로 다른 차량들이 지나가는 바람에 추돌 사고가 날 뻔했다. A씨가 재빠른 응급대처로 다시 시동을 걸어 위기를 모면했다.
A씨는 당시 “차에 타고 있던 임신한 아내와 다섯 살 아들은 깜짝 놀라 거의 실신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한 A 씨는 이날 판매점을 찾아가 항의했다. 지난 번 약속한 대로 차량 교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판매점 측은 “교환을 확답해줄 대표이사가 출장 중이다”며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이날 2시간 가량 승강이를 벌이던 A씨는 골프채로 차량을 부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는 부서진 차량에서 결함차량을 왜 교환해 주지 않느냐며 항의하고 있다.
A씨는 “차량 부수는 장면이 SNS를 타고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자신과 같은 차종의 소유주 4명이 동일한 경험을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 차종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광주 벤츠 판매점 관계자는 “차량 개조가 시동꺼짐 현상에 영향을 끼쳤는지 점검을 해봐야 교환이 가능한지 판단할수 있다”며 “이를 확인하기도 전에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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