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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으로 보는 세상] 오감 마케팅에서 후각의 중요성

입력 : 2015-09-11 10:01:02 수정 : 2015-09-11 1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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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프지인터내셔날 제공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은 후각 자극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재생하는 현상을 이른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의 작품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에서 유래됐다. 작품은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냄새를 맡고, 유년 시절을 보냈던 마을을 회상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프루스트 현상'은 2001년 레이첼 헤르츠 박사에 의해 입증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프루스트 현상'을 어떤 방식으로 느낄 수 있을까.
사진=에프지인터내셔날 제공
12살 무렵 필자는 수업이 끝나는 3시 이후부터 해질 때까지 같은 반 친구들과 몰려다니곤 했다. 뭐가 그리 재밌고, 할 게 많았는지 항상 해가 어둑어둑해지면 집에 돌아갔다. 당시 우리에게 시계는 없었지만, 어디선가 밥 짓는 냄새가 나면 우리가 이제 집에 가야될 시간이라고 느꼈다. 지금도 밥 짓는 냄새가 나면 좁은 골목길에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12살 무렵의 어느 때가 떠오른다.

기업 브랜드 향기마케팅 관련 업무를 11년간 해오면서 가끔씩 전화로 재밌는 향기마케팅 문의가 들어온다. 대부분 기업의 임원이나 오너가 부하 직원에게 '어딜 갔는데, 거기 냄새가 너무 좋더라. 그러니 그 향기를 알아봐라'라고 지시한 경우다. 향기는 기억 하는데 그 장소의 인테리어나 기타 환경에 대해서는 기억하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 결국 그 좋았던 향기를 찾아 주면, 해당 기업에 향기마케팅을 적용할 확률이 높아진다.
사진=에프지인터내셔날 제공
후각은 사람의 일상적인 감정에 변화를 주는 영향력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 후각이 가진 영향력은 냄새를 인식하는 '후각샘'과 감정과 기억을 지배하는 '변연계'가 밀접하게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0여 년간 대부분의 광고는 80% 이상 시각에만 의존해 왔다. 한 연구 조사에 의하면 일정시간이 지난 후 시각으로 기억된 광고는 1965년도에는 34%였지만, 오늘날에는 8%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루에 한 개인에게 시각적으로 노출되는 광고는 수천 개 정도다. 하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이 하루 동안 본 시각적 광고를 특별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라디오와 TV에서 듣거나 본 것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냄새는 어떨까. 기억된 특정 냄새는 유전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에모리대학 브라이언 디아스 박사는 최근 특정 냄새와 연관된 기억은 1세대의 정자를 통해 2세, 3세 자손에 전달된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네이처 신경과학'에 실었다. 이 연구결과는 우리가 잉태되기 이전에 우리 부모의 유전자 속에 특정 냄새에 반응하도록 설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기도 하지만 새삼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무서울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기업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만일 특정 향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해 고객들에게 노출하고 기억하게 한다면, 그 고객들은 부지불식간에 그 향기를, 그 브랜드를 기억하지 않을까. 단순히 기억을 하게 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기업의 브랜드를 그 후손들의 DNA에게까지 기업에게 유리한 쪽으로 영향을 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 않을까.

< 에프지인터내셔날 정남훈 대표 >

<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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