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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강요·집단 수장"…'킬링필드' 생존 이슬람족 증언

입력 : 2015-09-08 10:55:15 수정 : 2015-09-08 10: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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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희생자들의 유골이 안치된 캄보디아 초응엑 대학살센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슬람교도에게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게 했어요. 우리 말조차 못 쓰게 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죽였어요."

1975∼1979년 강제 노역과 학살로 약 200만 명이 희생된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생존자 잇 센(63) 씨는 크메르루즈 정권이 저지른 만행을 떠올리며 몸서리쳤다.

8일 미국의소리(VOA) 크메르 방송에 따르면 센 씨는 전날 캄보디아 전범재판소에 출석해 자신을 비롯해 캄보디아의 소수민족 이슬람 참족이 겪은 참상을 증언했다.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 누온 체아 공산당 부서기장과 키우 삼판 국가주석의 집단 학살 혐의를 심리하는 전범재판소가 피해자 증언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전범은 강제 이주 등 반인륜 범죄 혐의에 대해 작년 8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센 씨는 크메르루주 정권이 참족에게 돼지고기를 먹도록 강요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크메르루주 정권의 1인자 폴 포트는 이를 거부하는 참족을 죽이도록 지시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참족 언어 대신 크메르어를 쓰게 했으며 이슬람 사원을 파괴하고 경전(코란)을 불태웠다고 한다. 센 씨는 "우리가 참족 말을 쓰다가 들켰다면 끌려가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십 명의 참족이 선박에 연결된 로프에 묶인 채 강 한가운데로 끌려가 수장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크메르루즈 집권 기간에 약 30만 명의 참족 가운데 10만 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베트남 소수 민족 2만여 명도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메르루주 정권은 생존자들을 분산 이주시키고 다른 종족과 결혼하도록 하는 등 소수 민족 말살 정책을 폈다.

전범재판소는 앞으로 몇 주간 추가 증인 심문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2006년 전범재판소 설치 이후 재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언제 판결이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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