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fervidal31 |
터키 해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전 세계를 울린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이란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40)는 3일(현지시간) 터키 보드룸의 한 영안실 밖에서 아들의 시신을 기다리며 BBC방송 등 언론과 만나 비통한 심경을 털어놨다. 장기간의 내전과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의 위협에 지친 그는 스웨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꿈을 안고 밀입국 브로커에게 돈을 건넸다고 한다. 그러나 1일 밤 쿠르디 가족을 포함해 23명의 난민을 태우고 그리스로 향한 작은 보트 두 척은 출발 직후 파도에 휩쓸려 전복됐다. 선장은 난민을 버린 채 헤엄을 쳐 도망갔다. 쿠르디는 “아내와 아이들 손을 붙잡은 채 뒤집힌 보트에 매달려 있었지만, 다섯 살 난 첫째(갈립)와 둘째(아이란), 아내가 차례로 죽어갔다”고 울먹이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터키 물라 주의 보드룸 해안에서 싸늘한 익사체로 발견돼 난민 문제에 관한 세계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세 살배기 아이란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오른쪽)가 4일(현지시간) 시리아 코바니에 마련된 묘지에 아들을 묻고 있다. 코퀴틀럼=AP연합뉴스 |
아이란의 고모 티마 쿠르디가 전날 캐나다 코퀴틀럼의 자택 앞에서 조카들 사진(왼쪽이 아이란, 오른쪽은 형 갈립)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 코퀴틀럼=AP연합뉴스 |
시리아 난민 아일란과 형,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후 세 사람의 시신이 담긴 관을 자동차에 싣고 있다. AP연합 |
그러나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쿼터제에 반대하며 “기독교도 난민만 수용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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