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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포용 겸비한 메르켈의 '무티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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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8-27 19:49:06 수정 : 2015-08-27 21: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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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프리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5일 뒤스부르크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이 지역에는 외국인 이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26일(현지시간) 연설은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의 완결판이라고 할 만했다. 깐깐한 원칙주의자 모습에다 따뜻한 실용주의자 면모를 더했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취임 이후 처음 동부 하이데나우에 있는 난민센터를 찾아 “난민들에 대한 인간적 대우는 매우 중요하다”며 “법과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돕지 않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닷새 전 이곳에 도착한 난민들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진 극우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모습은 불과 한 달여 전과 사뭇 다르다. 지난달 16일 “다른 친구들처럼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호소하는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출신 소녀에게 “독일이 난민을 모두 받아들일 순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던 그다. 난민 수십만명이 입국하길 희망하는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로서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냉혈한” “얼음공주”라며 비판했다.

지난 7월 독일 NDR방송에 출연해 난민소녀를 달래는 메르켈 총리.
원칙에다 포용까지 겸비한 ‘무티 리더십’은 독일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ZDF에 따르면 독일인의 60%가 “모든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 그의 난민정책을 지지한다. 메르켈 총리 지지율은 70%에 육박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국제사회 지도자들도 앞다퉈 그의 ‘통 큰’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독일 작가 율리 체는 지난해 저서에서 “메르켈 총리는 마치 ‘엄마가 다 해줄게, 너희는 지켜보기만 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메르켈 총리와 인터뷰했던 데렉 스캘리 아이리시타임스 기자는 “무티 리더십의 강점은 평범한 독일인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 선거 때마다 결과물로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중 눈높이에 맞는 소신과 그들의 말에 귀를 여는 소통, 조용하지만 일관된 메르켈의 리더십은 그가 왜 지구촌 지도자들의 롤모델이 됐는지를 보여준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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