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힙합그룹 ‘N.W.A’ 일대기
개봉 닷새간 890억원 벌어들여
교포들 “당시 고통 떠올라… 착잡” 미국 극장가에 부는 ‘스트레이트 아우터 컴튼’(Straight Outta Compton·우리는 컴튼 출신이야·사진) 열풍을 바라보는 재미교포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1980년대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남부 흑인 빈민가 컴튼에서 결성된 힙합 그룹 N.W.A의 성공과 추락을 다룬 이 영화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개봉된 이후 닷새 동안 7500만달러(약 890억원)를 벌어들였다.

그가 언급한 N.W.A의 대표적 ‘흑역사’가 아이스 큐브(본명 오셰이 잭슨)의 두 번째 솔로 앨범 ‘사망진단서’(1991년 10월)에 수록된 ‘블랙 코리아’(Black Korea)이다. 가사는 “흑인들의 주먹에 경의를 표해라/ 안 그러면 너희 상점을 불태워 재로 만들겠다/ 우리 동네를 블랙 코리아로 만들 수는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맬킨은 “이 노래로 LA 폭동의 직접적 도화선이 된 백인 경관의 로드니 킹 구타 사건은 묻혀지고 한인 상점에서 주인이 흑인 소녀를 살해한 사건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LA 폭동을 경험한 재미교포들은 거리에 내걸린 영화 포스터를 보기만 해도 당시의 고통과 억울함이 떠오른다는 반응을 보인다. 폭동 당시 코리아타운에서 일했다는 김경수(52)씨는 현지 언론에 “아들이 영화를 보고 ‘N.W.A’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있길래 당장 벗으라고 했다. 한인들은 이 영화에 공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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