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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 맺힌 삶 노래로 달래 드리고 싶어”

입력 : 2015-08-12 21:14:45 수정 : 2015-08-12 21: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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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위한 헌정곡 ‘아프다’ 부른 가수 채은옥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당신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우리 모두가 아픈 우리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곡을 발표하게 됐습니다.”

가수 채은옥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헌정곡 ‘아프다’를 14일 정식 발표한다. 사단법인 한국색소폰협회가 주도해 제작, 발매하는 이 음반은 채은옥, 작사 하용수, 작곡 Prin(본명 강정득), 편곡 김원용 등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채은옥은 광복절인 15일에는 천안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광복 7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도 이 곡을 부를 계획이다. 채은옥은 “가수로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노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아프다’의 음원 수익은 전액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사는 ‘나눔의 집’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채은옥이 2002년 발매한 리메이크앨범 자켓.
“그날에 그 흔적들은/자취 없이 사라졌지만/허공을 헤매이는 메아리가 아프다”로 시작되는 4분30초짜리 노래 ‘아프다’는 발표 전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와서 불러 달라는 기관과 단체들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채은옥은 젊은 층에는 생소할 수 있지만 중장년층에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보고 싶은’ 가수다. 올해 회갑인 채은옥은 1975년 TBC 대학생 가요페스티벌 입상을 계기로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1976년 ‘빗물’로 데뷔해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허스키한 창법과 애절한 목소리는 수많은 팬을 매료시켰다. ‘빗물’을 비롯해 ‘어느 날 갑자기’, ‘차라리 돌이 되리라’, ‘지울 수 없는 얼굴’ 등 노래를 꾸준히 불렀다. 지난해는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심은경 OST로 그녀의 ‘빗물’을 불러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아이돌 등 젊은 가수 일색인 방송에는 얼굴을 내밀지는 않았지만 ‘미사리 콘서트’, ‘쉘부르 재능기부’, ‘보고싶다 친구야’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7080세대와는 꾸준히 만나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채은옥은 지난해 3월에는 뉴욕에서 뉴욕한인학부모협회가 주최한 독도 지키기 캠페인 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행사에 참여했다. 또 얼마 전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위문을 다녀 오는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아픔을 담은 헌정곡 ‘아프다’를 공식 발표하는 가수 채은옥.
그는 헌정곡 ‘아프다’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평소 절친한 하용수(배우 겸 디자이너) 선생님이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연극 ‘봉선화’를 보고 난 뒤 곡을 만들어 적절한 가수를 찾던 중 애잔한 음색에다 호소력을 지닌 목소리를 지닌 제가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했습니다.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하게 됐습니다.”

그는 조만간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실상과 일본의 만행을 알리는 뮤직비디오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뮤직비디오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협조를 받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의 전개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할머니들의 소녀 시절부터 시작해 일본 헌병들이 들이닥쳐 어린 소녀를 강제로 끌고 가는 잔학상, 그 소녀의 치욕적인 삶, 더 나아가 역사적 치욕을 그려낸다. 뮤직비디오가 완성되면 국내 지상파 3사와 유엔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채은옥은 “(좋은 취지로) 곡을 발표한 만큼 많은 이들이 사랑해줬으면 한다”며 “가수로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상과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행사이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가 ‘아프다’를 부를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채은옥은 “최근 뉴스를 보니까 생존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한두 분씩 돌아가시면서 이제는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83명 가운데 생존자는 47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더 늦기 전에 일본 정부가 공식사과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글·사진=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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