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극단을 피하고 중용, 곧 중도(中道) 및 중심(中心)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서경’ 대우모편(大禹謨篇)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보인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고 참된 진리의 마음은 희미하니, 오직 정성으로 하나 돼야 진실로 그 가운데를 잡으리라.(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중국 고대의 순 임금이 자신의 임금 자리를 우 임금에게 넘겨주면서 마음을 조심하고 살피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이때의 ‘가운데’란 때와 장소, 상황에 알맞은 생각과 처신(隨時處中)을 뜻한다. 후대 ‘논어’ 요왈편에도 요 임금이 순 임금을 부르며 “하늘의 운수가 너의 몸에 있으니 윤집궐중하라. 동서남북 사해의 백성들이 곤궁해지면 하늘이 주시는 임금의 봉록도 영원히 끊어질 것이다.(天之曆數 在爾躬 允執厥中 四海困窮 天祿永終)”라고 가르쳤다.
요 임금 같은 성군과 공자 같은 성인 모두 ‘진실로 그 가운데를 잡으라’고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 왜일까. 단순한 진영(陣營)논리와 특정 이념에 매몰된 이들은 상대에 대해 배타적이고 편협성을 띤다. 현실을 보자. 요즘 같은 개방화된 세상에서 왜곡된 신념체계에 바탕한 자기주장만 내세우면 중간지대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 데 한계를 갖는다. 삶을 윤기 있게 만드는 포용과 배려의 필요조건인 중용·중도의 정신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允執厥中 : ‘진실로 그 가운데를 잡으라’는 뜻.
允 진실로 윤, 執 잡을 집, 厥 그 궐, 中 가운데 중
允 진실로 윤, 執 잡을 집, 厥 그 궐, 中 가운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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