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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를 넘어 최고 꿈꿨던 비치보이스의 귀환

입력 : 2015-07-22 21:03:01 수정 : 2015-07-22 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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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포래드 감독의 ‘러브 앤 머시’

 

“If everybody had an ocean … A bushy bushy blonde hairdo∼ Surfin’ USA.”

여름철이면 여기저기에서 흘러 나오는 귀에 익은 노래 구절, 그래서 한번쯤 따라 흥얼거렸을 법한 비치보이스의 ‘서핀 유에스에이’(Surfin’ USA) 첫머리 부분이다. 

빌 포래드 감독이 연출한 ‘러브 앤 머시’는 전설의 그룹 비치보이스의 리더이자 팝 음악의 거장 브라이언 윌슨의 천재적 음악성과 그의 인생에서 특별히 중요했던 두 시점의 이야기를 스크린 가득 풀어놓는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촉망 받는 뮤지션으로 승승장구하던 브라이언이 뜨거운 인기를 가져다 준 쾌활하고 밝은 음악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으로 새로운 음악을 창출하고자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특히 세기의 명반으로 꼽히는 비치보이스의 ‘펫 사운즈’(Pet Sounds)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 영화팬은 물론 음악팬들의 마음 또한 사로잡을 만하다.

‘러브 앤 머시’는 팝 음악의 전설적인 그룹 비치보이스의 리더이자 천재 뮤지션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적 재능과 그를 구원한 사랑을 조명한다.
비치보이스는 브라이언 윌슨(키보드·베이스·보컬)을 필두로 그의 두 친동생 데니스(드럼·보컬)과 칼(기타·보컬), 그리고 사촌 마이크 러브(보컬)와 친구 알 자딘(기타·보컬)으로 결성됐다. 1961년 첫 싱글 ‘서핀’(Surfin)을 발표한 후 ‘서핀 유에스에이’, 서퍼 걸’(Surfer Gir) 등을 차례로 내놓으며 ‘서프 뮤직’(Surf Music)이라는 새 음악 장르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캘리포니아 해변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 서핑을 즐기는 젊음을 찬양한 노래들이다. 이를 통해 당대를 대표하는 밴드이자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비치 보이스는 1964년까지 ‘비 트루 투 유어 스쿨’(Be True To Your School), ‘펀,펀,펀’(Fun, Fun, Fun)’, ‘아이 겟 어라운드’(I Get Around) 등 수많은 히트곡을 줄줄이 선보이며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 섰다. 그리고 리더 브라이언은 1964년 말부터 작곡과 앨범 녹음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라이브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이때부터 비치보이스의 음악 스타일이 변한다. 이는 영국의 대표 그룹이자 당시 비치보이스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비틀스의 영향이 때문이라고 평자들은 분석한다.

브라이언 역의 존 쿠잭.
‘비틀스의 5대 명반’으로 꼽힐 만큼 센세이션한 반응을 일으킨 ‘러버 소울’(Rubber Soul)에 자극받은 브라이언은 이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고자 파격적인 시도들을 거듭하고, 마침내 팝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앨범으로 인정받는 ‘펫 사운즈’(Pet Sounds, 1966)를 탄생시킨다. 이어서 비치보이스는 ‘우든트 잇 비 나이스’(Wouldn't It Be Nice), ‘가드 온리 노스’(God Only Knows) 등 주옥 같은 곡들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여기에 다시 자극받은 비틀스가 또 하나의 명반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트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1967)를 내놓았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1960년대와 1980년대를 수시로 오가는 영화는 할리우드의 개성파 폴 다노와 다양한 얼굴을 가진 연기파 존 쿠잭을 내세워 브라이언역을 2인1역으로 그려낸다. 20대의 브라이언은 ‘노예 12년’, ‘미스 리틀 선샤인’ 등으로 친숙한 다노가 맡았다. 실제 브라이언의 청년 시절 얼굴과 닮은 그는 직접 비치보이스의 명곡들을 자신의 목소리로 재현해냈다. 화려한 전성기가 끝난 뒤 남모를 고통을 겪는 중년의 브라이언은 ‘2012’, ‘더 레이븐’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소화해 온 쿠잭이 묘사했다. 그는 사람을 쳐다보면서도 보지 않는 것 같은 브라이언의 눈빛 등 세세한 습관이나 버릇을 모두 잡아낸다. 

영화 속에서 치료를 이유로 브라이언을 억압하고 학대한 주치의 유진 랜디 박사는 실제 인물이다.

영화의 여운을 곱씹게 하는 브라이언의 특별한 선물도 있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실제 그가 깜짝 출연해 영상 속 관중들 앞에서 ‘러브 앤 머시’(Love & Mercy)를 부른다. “사랑과 자비, 오늘 밤은 그게 필요해. 사랑과 자비, 너와 네 친구들에게 바치마”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어 브라이언이 이 영화를 위해 헌정한 신곡 ‘원 카인드 오브 러브’가 흐른다. 그의 인생을 바꾸고 자신을 일으켜준 여인, 영화 속 멀린다에게 바치는 노래다. 이 곡은 브라이언이 지난 4월 발표한 솔로 정규 앨범에도 실렸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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