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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든 꽃 같은 남자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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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아무 짝에도 쓸 데 없고 어차피 금방 시들어서 버려야 되잖아"
"꽃구경 하는 건 예쁘고 좋지만 돈 주고 사기엔 아깝지"

남자들이 말한다. 꽃은 실용적이지 못한, 여자들이나 좋아하는 '예쁜 쓰레기'라고. 많은 남자들은 꽃 사는데 쓰는 돈을 아깝다고 느낀다. 다소 단정적으로 들릴 수 있겠으나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남자들은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남자와 꽃, 두 생명체는 가까워질 수 없는 어색한 조합인걸까? 꽃을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하는 세 명의 남자들, 황씨, 진씨, 그리고 서씨가 '남자와 꽃'에 대해 말한다.
꽃 사는 남자, 황씨

의정부에 사는 황씨(남·28)는 꽃을 즐겨 산다. 황씨는 단골 꽃집이 있는데 그 곳에서는 "나름대로 꽃다발의 배색과 형태를 고려하며 꽃을 조합해보기도 하고, 취향에 맞는 꽃을 추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흔히 그렇듯 황씨 역시 선물하기 위한 용도로 꽃을 사지만, 종종 자신에게도 꽃 선물을 한다. 황씨는 "정말 예쁘고 기분 좋은 선물이라 내게도 선물해보고 싶었다"며 선호하는 꽃으로 파스텔톤의 컬러와 꽃망울이 단촐한 꽃을 들었다. 꽃을 들고 다니는 것이 쑥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황씨는 "주변에서 시선을 던지긴 하는데 딱히 부정적으로 느껴지진 않는다"며 "가끔은 예쁘다면서 어디서 샀는지 묻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황씨가 처음으로 꽃을 사게 된 것은 4년간 만났던 연인에게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 그간 한 번도 꽃 선물을 해준 적이 없었기에 한 송이 한 송이를 직접 골라 특별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단다. 지금은 짝이 없는 황씨지만 여전히 단골꽃집에 들르며 주인에게 "얼른 여자친구 만드셔서 꽃 선물도 하라" 는 잔소리를 듣기도 한다. 수줍게 웃는 황씨의 미소는 화려하지 않은, 흔히 볼 수 있는 들꽃들처럼 수수하다. 황씨는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아스틸베를 꼽았고, 산호색과 연분홍 등 파스텔톤의 컬러 배색을 추천했다.
꽃 파는 남자, 진씨

방배동 꽃가게의 진씨(남·30)는 가게를 찾는 이들에게 친근감,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꽃집 총각'이다. 진씨는 "남자가 꽃집 일을 하는 게 드물다보니 특이하다고 생각 하시는 것 같다"면서 "꽃 선물하려는 남자 분들은 오히려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며 좋아 한다"고 말한다. 진씨가 제안하는 꽃다발 선물 팁은 바로 컬러를 파악하는 것. 적당히, 알아서 추천해 달라기보다 구체적 컬러 톤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그는 "선물 받는 분이 어떤 컬러 톤을 좋아하는지만 알아도 받는 이의 기쁨은 배가될 것"이라며 꽃을 음식에 빗대어 "식재료와 마찬가지로 꽃 역시 제철일 때 가장 아름답고 싱싱하다"고 계절 꽃을 추천했다. 사계절 내내 인기 있다는 꽃은 수국, 작약.

부모님 역시 꽃가게를 하셨던 때문인지 꽃을 다듬는 진씨의 모습이 퍽이나 자연스럽다. 진씨는 꽃이 아름다운 이유를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꽃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언젠가 죽기 마련이고, 그렇기에 살아있는 순간이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
꽃 기르는 남자, 서씨

대학생 서씨(남·22)는 학기 초 교양수업 시간에 과제물로 로즈마리 화분을 받았다. 담당 교수가 "얘네를 죽이면 재수강"이라고 으름장을 놔서 각종 인터넷 동호회까지 뒤적이며 열심히도 키웠다. 그 덕에 얼마 전 받아본 성적표에 'A+'를 받을 수 있었다. 성적도 뿌듯했지만 무엇보다도 꽃을 키우는 보람이 생겼다는 서씨는 그때부터 각종 화분과 다육식물, 허브들로 책상과 마당을 가득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각종 식물들을 기르는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뿌듯함이다. 최근에는 공기청정 효과가 있다는 꽃기린을 키우기 시작했다. 서씨는 "공기청정, 습도조절 효과가 있는 화분들도 의외로 키우기 쉽다"며 로즈마리 외에도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식물로 각종 다육식물들, 페퍼민트 등 번식력 좋은 허브류를 추천했다. 또한 "화분 모양이 예쁘면 더 눈과 손이 가기 마련"이라며 화분의 중요함도 강조했다. 
황씨, 진씨, 그리고 서씨. 각자 손에 들린 꽃들은 그들과 꽤나 잘 어울린다. 이들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가 모두 제각각이듯, 꽃을 '비실용적'이라며 거부하는 이들의 의견 역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다. 또한 꽃을 들고 있는 것이 쑥스럽고 창피하다는 말에도 "그럴 수 있지"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하지만 꽃다발을 건네기 전의 설렘, 받는 이의 놀라움과 감동,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산 꽃들이 주는 치유를 생각해본다면 꽃을 꼭 실용적·비실용적이란 기준으로 구분해야 할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꽃미남, 꽃피는 청춘 등 '꽃'이라는 단어는 으레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쓰인다. 그리고 아름다움에는 값을 매길 수 없다. 꽃의 가치는 가격이 아닌, 아름다움에 있다. 

라이프팀 차주화 기자 cici0608@segye.com

<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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