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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는 사람 없어야" 30억 땅 내놓은 95세 독지가

입력 : 2015-07-13 20:34:10 수정 : 2015-07-13 21: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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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쌀 기부 부산 김허남씨…“결식예방에 써달라” 서구에 기증
“한끼라도 밥을 굶는 사람이 없도록 결식예방사업이 끊겨서는 안 된다는 심정뿐입니다.”

14년간 매달 거르지 않고 저소득 가정에 쌀을 지원해온 부산시 서구의 ‘사랑의 띠잇기’ 후원회 김허남(95·사진) 이사장이 30억원 상당의 땅을 구에 기증했다.

김 이사장은 결식예방사업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4939㎡의 땅을 기부했다. 서구는 14일 기탁식을 갖는다.

1920년 함경북도 명천에서 태어난 김 이사장은 대학 시절 백범 김구 선생의 학생비서로 생활했다. 6·25전쟁 때 부산으로 내려와 한양공고 교사로 일했다. 그러나 전쟁 때문에 헐벗고 굶주린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야학을 하면서 월급을 털어 아이들을 먹였다.

김 이사장에게 결식아동에 대한 애정은 신념이 됐다. 1954년 학교법인 백민학원을 설립한 뒤 제일 먼저 한 일은 미군 원조로 결식아동들에게 밥을 먹이는 일이었다. 이후 1991년까지는 매년 2∼3명의 학생에게 급식비와 학비를 지원했다.

제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그는 다시 부산으로 내려와 2000년부터 매달 쌀 10㎏짜리 100포씩 14년간 1만6800가구에 16만8800㎏의 쌀(42억원어치)을 나눠줬다. 그는 “6·25전쟁 때 서구로 내려와 65년을 살았다”며 “서구 주민 모두가 잘살고 한끼라도 밥을 굶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구는 기탁한 땅을 매각해 얻는 연간 3800여만원의 이자수익금으로 김 이사장 사후에도 결식예방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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