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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택 교수 “이웃의 고통에 다가가자” 근원적 붓다의 꿈 제안

입력 : 2015-06-30 19:17:54 수정 : 2015-06-30 19: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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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자단체인 화쟁문화아카데미 대표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종로구 사간동에서 열린 종교포럼에서 “부처님이 가지고 계셨던 이상향은 ‘모든 생명의 안녕과 행복’이었으나, 부처의 꿈은 현실 속에서 한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고, 동아시아로 불교가 전래된 이래 관념적 세계관으로 고착됐다”며 “불교의 목적은 이 세계를 좀 더 나은 세계로 ‘변혁’하는 데 있으며, 21세기가 바로 그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즉, 불교가 현대인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불자라면 이웃의 고통에 가까이 다가가 해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함으로써 붓다의 근원적 꿈인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계를 이뤄나가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포럼은 ‘종교를 걱정하는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대화 : 경계너머, 지금여기’ 다섯 번째 마당 제2부로 기획된 ‘왜 걱정인가?’의 두 번째 자리였으며, 조 교수는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지 않는 불교”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조 교수는 불교 수행론의 핵심인 ‘고통(苦)’을 이해하는 불교의 방식을 통해 논의를 전개했다. 그에 따르면 불교는 고통을 보편적으로 해석했고, 이 과정에서 역사적, 구체적인 고통을 무시하게 됐다. 이로 말미암아 부처님의 가르침은 관념적으로 이해돼 왔다. 현대 불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수적 소극성을 탈피해 오늘의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붓다의 가르침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는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기 위한 불교의 자세로 감성의 복권, 시민보살, 불교만의 방식으로 사회참여 등 3가지를 제안했다.

그는 “지금 한국불교에는 감동이 없다”며 “우리는 고양시키는 것은 연기법에 대한 논리적 이해가 아니라 초기불교 이래 잊혀졌던 ‘종교적 감성’의 복권으로, 가장 불교적인 감성은 ‘고통에 대한 예민함’”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보살이란 평범한 존재가 스스로 보살이 되겠다고 나선 대승불교의 역사적 주체인 범부보살의 정신을 되살리는 것이다. 중요한 키워드는 ‘정치적’ 각성이다. 그는 “보살정신은 수행과 구원이라는 종교적 차원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주체적 시민의식의 차원으로 외연을 넓혀가야 하며, ‘이웃의 고통에 공감하는 종교’란 ‘동체대비(同體大悲)’라는 불교의 용어로 구체화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나는 ‘나’ 아닌 모든 존재와 관련돼 있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끝으로 “종교가 반드시 한쪽 편을 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자신의 옳음만이 유일한 옳음은 아니며, 다양한 옳음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단순히 피해자 뿐만 아니라도 가해자 또한 나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이것이 불교가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은 “종교의 사회적 참여의 경험이 아직 적어 그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더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방식의 참여를 실천해야 한다”고 평했고,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개신교는 과도한 역사성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필요로 한다. 교리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서 감성을 대두시키는 것은 공감하지만, 감성은 비판과 성찰 또한 고갈시킬 수 있다. 감성의 복권 뿐 아니라 비평과 성찰의 복권도 담아져야 한다”고 평했다.

다음 종교포럼은 내일 25일 오전 10시 제2부 ‘경계너머: 왜 걱정인가?’의 마지막 순서로 김진호 연구실장이 '성형사회의 그리스도교'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을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www.hwajaeng.org)를 통해서 받고 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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