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배터리 수명을 아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는 배터리를 최대 50% 정도까지만 사용하고 다시 충전하는 습관 들이기이다.
예전엔 주로 니켈-카드뮴 전지가 탑재돼 배터리는 완전 충전 후 완전 방전을 해야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배터리는 리튬 이온 전지이기 때문에 배터리 양을 적어도 50% 수준까지 유지한 뒤 다시 충전해 사용하는 것이 수명에 좋다.
배터리 방전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첫걸음은 자신의 배터리 사용 현황을 수시로 체크해 보는 데 있다.
최신 스마트폰은 '설정→배터리'로 들어가면 ▲사용시간 ▲사용가능시간 ▲사용세부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보고 현재 쓰지 않는 기능은 사용목록에서 차단하면 쓸데없이 배터리가 닳는 걸 막을 수 있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꺼놓는 것이 좋다.
시시각각 울리는 '푸시' 알람 기능도 꼭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아니라면 해당 앱에 들어가 알람을 아예 종료하는 게 좋다. 앱마다 실시간 업데이트 기능이 계속 돌아가기 때문.

조금 더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해보고 싶은 사용자라면 관련 앱을 내려 받아 사용해보는 것도 좋다. 이는 실행 중인 여러 앱을 실시간으로 체크, 제어하기 때문에 메모리와 전력 사용량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물에 약하기 때문에 평소에 다량의 수분이 침수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배터리를 오래 쓰는 요령이다. 배터리 하단에는 '침수라벨'이라고 하는 흰색 부분이 있는데, 이 점이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뀌면 물이 묻었다는 신호다. 이럴 때 배터리는 반드시 교체해 사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외부 충격(뾰족한 물건으로 찌르거나 애완견이 무는 경우 등)을 조심해야 하므로 여분 배터리를 휴대할 때에는 별도 보관 팩에 넣어 다니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최근 <올바른 배터리 이용을 위한 배터리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배터리에 대한 여러 속설(俗說)을 검증하고, 적절한 사용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배터리 잘 쓰는 방법을 스마트폰 사용 위주로 정리했다.
보통 겨울철에는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경향이 있다. 이는 스마트폰에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이온이 전지 안에서 움직이며 전력을 내뿜는데, 겨울에 기온이 낮아지면 전지 안에서 이온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배터리의 전압이 낮아지고 전력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에는 교체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배터리를 차가운 곳보다 외투 주머니 등 따뜻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아울러 스마트폰은 완전 방전될 때까지 쓰고 충전하는 것보다 수시로 충전하는 게 낫다. 대부분 스마트폰에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정상 전압 범위가 있는데, 완전 방전시킬 경우 배터리 속의 전압이 너무 낮아져 부품의 부식현상이 일어난다. 즉, 그만큼 전지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스마트폰은 전력량이 넉넉해도 늘 충전기에 꽂아두는 것이 낫다. 이미 방전된 배터리는 최대한 빨리 충전해야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만약 스마트폰 배터리를 급하게 충전해야 한다면, 배터리를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 올려두고 충전하면 된다. 온도가 올라가면 배터리 내부의 저항이 줄어 전력이 저장되는 속도가 빨라진다. 추운 겨울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는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보통 온도 10도가 올라가면 2배로, 20도가 올라가면 4배로 반응속도가 빨라진다. 그러나 배터리 온도가 60도를 넘어가면 배터리 자체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급해도 손으로 만졌을 때 '뜨겁다'는 느낌이 드는 곳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면 안 된다.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해주는 급속 충전기는 꼭 필요할 때만 써야 한다. 급속 충전기는 전류를 한꺼번에 많이 배터리에 밀어 넣을 수 있게 고안된 장치다. 이런 방식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면 배터리 내부 소재 물질의 농도가 고르게 분포되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복되면 배터리 출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언제 소모될지 모르는 배터리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보조배터리'다. 대표적인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를 비롯, LG전자의 올해 첫 전략 모델인 G플렉스2에 삼성전자도 배터리 일체형인 갤럭시S6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보조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에서 5분의 1을 차지하던 보조배터리의 지난해 시장 규모가 전년도와 비교해 2배 이상 성장한 약 37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도 일체형 스마트폰이 쏟아져 나오면서 보조배터리 시장은 최소 1000억원 이상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판매된 보조배터리는 1만8530개로 지난해 동기(2399개) 대비 670%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 7만4195개가 팔려 1년 만에 1000%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판매되는 보조배터리 종류만 해도 100여가지나 됐다.

1분(60초) 이내에 충전이 끝나고 휘어질 수도 있는 ‘꿈의 배터리’가 개발돼 눈길을 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최근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충전 시간과 평균 수명이 대폭 향상된 알루미늄 배터리(사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알루미늄 배터리는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 충전을 1분 내에 마칠 수 있다. 애플 아이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평균 충전 시간은 2시간 정도다.
사용 연한도 크게 늘었다. 기존 배터리의 경우 1000회 정도 사용하면 수명이 다하는데 알루미늄 배터리는 7500회까지 충전할 수 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알루미늄과 흑연 등을 사용해 가격도 싸다.
게다가 알루미늄 배터리는 환경·안전 측면에서도 획기적이다. 알카라인 건전지처럼 카드뮴과 수은과 같은 유해 성분이 없고, 리튬·이온 배터리처럼 화염·충격에 폭발할 가능성도 작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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