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커피 맛과 문화 형성, 중급자 커피 클래스도 등장

#1. 직장인 김모(34)씨의 하루는 사무실에서 마실 커피를 내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난해 우연히 친구와 함께 핸드드립 커피 클래스에 참가한 것이 김씨를 홈카페족의 세계로 이끌었다. 이후 여러 커피 업체에서 진행하는 커피 클래스에서 다양한 기술을 익혔다. 최근 핸드드리퍼 외에도 다양한 기구를 구비해두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커피를 내리는 등 전문 바리스타 못지 않은 추출 실력을 뽐내고 있다.
#2. 대학생 박모(24·여)씨는 이른바 원두커피 마니아다. 박씨는 “평소 커피를 좋아해 주말에 커피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었는데, 이제는 원두 맛집을 찾아 다닌다”며 “좋은 원두를 구입해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추출해 마시는데, 비싼 원두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커피 수입량은 12만5388t으로 이전 기록이었던 2011년 수입량 11만5548t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할 때 필요한 원두를 약 15g으로 환산했을 때, 1년에 83억5920만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20~69세의 우리나라 성인 인구를 약 3000만명 정도로 추산하면,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약 278잔이다.
홈카페족은 2~3년 전에 등장했다. 대형 커피 프렌차이즈를 중심으로 커피가 대중화 됨에 따라 ‘밥 보다 비싼 커피 값’에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들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홈카페 문화를 발전시켰다. 홈카페족의 등장은 커피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로 커피 유통 브랜드 어라운지의 핸드드립 용품 판매량은 2013년 대비 지난해 200% 이상 성장했고, 일반 소비자의 원두 구입률은 42% 이상 늘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우수한 품질 원두 ‘스페셜티 커피’를 선호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어라운지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스페셜티 커피 종류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는데, 홈카페족 사이에서 특히 반응이 좋다”며 “이는 홈카페족의 목적이 단순히 가격 절감을 넘어서 자신이 원하는 커피 맛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합리적인 가격에 나만의 커피 맛을 찾는 홈카페족 ↑
이처럼 홈카페족이 증가하는 가장 큰 요인은 합리적인 가격에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 한 달간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실 경우 절약할 수 있는 커피값은 상당한 수준이다.
핸드드립 기구를 이용해 집에서 직접 커피를 추출하는 경우 핸드드립 기구와 필터 등 초기비용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기본 사양의 드립세트와 1년치 종이 필터의 가격이 5만원 내외로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스페셜티 원두 200g을 3만원 선에 구입해 1잔에 7g씩 추출해 하루 한 잔씩 마신다고 가정하면, 28일 동안 한 잔에 약 1000원으로 풍미가 좋은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박찬규 어라운지 바리스타는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비용 절감과 더불어 자신의 입맛에 꼭 맞는 커피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대비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 홈카페의 시작은 핸드드립 커피
홈카페의 기본이 되는 추출법은 ‘핸드 드리퍼’를 활용한 것이다. 마실 커피를 스스로 내려 마시는 과정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값비싼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 비용 절감효과가 뛰어나다. 핸드드립 커피는 원두의 품종과 추출방식, 그리고 추출하는 사람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달라져 자신이 원하는 맛의 커피를 원하는 홈카페족에게 안성맞춤이다.
초보 홈카페족의 경우 사용하기 편리하고 비교적 커피맛의 편차가 적은 드리퍼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하리오 ▲칼리타 ▲케멕스 등이 있다. 제품을 처음 구입할 경우 가급적 전문가의 도움일 받아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는 게 낫다.
백상욱 어라운지 바리스타는 “최근에는 커피 추출 컨디션의 변화에 따른 커피맛의 미묘한 차이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핸드드립 이외에도 다양한 커피 기구에 대한 문의가 늘었으며 보다 전문적인 커피 추출 컨디션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 홈바리스타를 위한 수준 높은 커피 클래스
홈카페족의 커피 문화의 수준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커피 업계에서는 전문가 수준의 홈바리스타를 위한 클래스를 신설했다. 핸드드립보다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하는 추출기구를 주제로 하는 클래스도 등장했다.
실제 어라운지는 지난해 2월부터 홈카페족을 위해 커피 추출법을 알려주는 ‘커피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핸드드립 클래스를 시작으로 9월부터는 ▲사이폰 ▲모카포트 ▲프렌치 프레스 등 다양한 추출기구 사용법을 알려주는 중급자를 위한 클래스를 신설했다. 기본적인 핸드드립 외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코스로 국내 최정상 바리스타를 통해 수준급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어 참여율이 매우 높다.
또한, 커피 자연주의 루소는 홈카페족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커피 전문가들만 한다고 여겨졌던 ‘커핑’을 진행한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퍼블릭커핑’은 전문가의 커피 연구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 “중급자를 위한 커피 추출 기구도 있다”
사이폰은 물을 끓일 때 발생하는 수증기의 움직임을 통해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로 ‘진공 여과식 추출’으로 불리기도 한다. 팔팔 끓는 물로 추출하기 때문에 쓴맛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추출 조건을 조절하면 바디감이 좋은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프렌치 프레스는 별도의 종이 필터나 융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미분을 완벽히 걸러내지 않은 커피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소모품이나 특별한 추출기술이 없이 손쉽게 다룰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프렌치 프레스의 단점인 미분을 줄이기 위해 마이크로 필터를 창작해 개발된 ‘에스프로 프레스’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모카포트는 간편한 에스프레소 추출도구로 고가의 에스프레소머신 없이도 부드러운 크레마를 즐길 수 있다. 추출한 커피를 카페라떼나 카페모카 등 다양한 메뉴에 응용할 수 있다.
◆ 커피맛을 좌우하는 커피 추출 컨디션
추출된 커피의 맛이 달라지는 포인트는 크게 ▲원두 상태 ▲분쇄된 원두 입자 크기 ▲물 온도 ▲추출시간으로 나뉜다.
원두의 상태는 로스팅 강도에 따라 크게 8단계로 나뉘며 이를 ‘로스팅 포인트’라고 하는데, 각 단계별로 커피 향미에 차이를 보인다. 또한 로스팅 날짜도 커피 맛에 많은 영향을 준다. 갓 로스팅한 원두는 가스 함량이 많기 때문에 추출시 미분이 많고 맛이 무거운 편이다. 구입 즉시 추출할 예정이라면 로스팅한지 3~4일정도가 된 제품이 가장 적합하다.
양태호 루소 로스팅랩 수석 로스터는 “최근에는 신선한 원두 본연의 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로스팅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약배전 로스팅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집에서 직접 분쇄를 하는 경우 커피 입자의 굵기 조절에도 의문점을 가질 것이다. 원두는 곱게 갈수록 물이 닿는 면적이 넓어져 한 커피가 추출되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굵기를 조절하면 된다. 또한, 추출 전 커피가루를 골고루 섞어주면 커피 성분의 편차가 줄어들어 일정한 맛의 커피를 기대할 수 있다. 초보 홈카페족의 경우 기구를 돌려 직접 갈아내는 수동 그라인더인 핸드밀이 적합하다. 어라운지 온라인 쇼핑몰(www.arounz.co.kr)에서 2만원대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커피 추출에 사용되는 물의 온도 또한 커피 맛에 많은 영향을 준다. 물 온도가 높으면 커피가 가진 성분이 대체로 원만하게 추출된다. ▲쓴맛 ▲단맛 ▲바디감 등이 골고루 추출되어 맛의 균형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물 온도가 낮으면 커피 성분이 원활하게 추출되지 않아 신맛과 떫은 맛이 증가하고 쓴맛과 단맛, 바디감이 옅어진다. 낮은 온도로 추출한 커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맛과 떫은맛이 진해지기 때문에 되도록 단시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커피 추출에 가장 좋은 온도는 88°C~96°C정도인데 가정에 온도계를 구비해두지 않았다면, 끓는 물을 핸드드립 주전자에 부었다 다시 포트에 옮기는 과정을 두 번 반복하면 90도 정도의 알맞은 온도를 맞출 수 있다.
커피를 추출하는 시간은 커피 성분을 녹여내는 시간으로 커피 맛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핸드드립의 경우 약 2~3분 정도의 시간이 적당하다. 시간이 길수록 커피 성분이 많아져 진한 커피가 되고 커피 성분 과다로 인해 커피 맛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반대로 시간이 짧으면 커피 성분이 적게 추출 돼 연한 커피가 되며 신맛이 강해지고 원두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어라운지는 지난 4월부터 ‘나만의 추출 포인트 찾기’라는 주제로 핸드드립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원두인데도 매번 다른 커피 맛이 고민인 홈카페족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추출 시간 ▲원두 분쇄도 ▲추출 온도에 따른 맛의 변화를 커피 전문가를 통해 배우고 실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핸드드립 커피를 완성해 나간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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