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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바토스 어번 타코스 이태원점을 찾은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바토스 대표들과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
“서울에 진짜 제대로 된 멕시칸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킥스타터는 개인이나 기업이 상품 아이디어와 모금 목표액 등을 올려놓으면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이들이 ‘후원자’로 나서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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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토스 어번 타코스 김신한 대표(왼쪽)와 김주원 대표가 26일 이태원점에 걸린 킥스타터 후원자들의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꿈을 후원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고, 3개월간 전 세계에서 100여명이 1만3000달러를 투자했다. 킥스타터 최초의 해외 자금 지원이었다. 그해 11월, 이태원 뒷골목의 60㎡(18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마침내 바토스가 탄생했다.
처음 바토스가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주력 손님은 ‘한국 속 외국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인 손님이 늘었고, 입소문을 타면서 가게는 ‘대박’이 났다. 바토스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골목에서 3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김신한 대표는 “처음에는 외국인이 80%, 한국인이 20%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역전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손님이 늘면서 이듬해 9월에는 대로변에 있는 180석 규모의 가게로 옮겼고, 현재는 서울에서 총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7월 광화문점에 이어 9월에는 해외 첫 지점이 싱가포르에 문을 연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시끌벅적한 홍보가 아니었다. 오로지 ‘맛’으로 승부했다.
김신한 대표는 “바토스가 생길 때만 해도 한국에 멕시코 음식을 하는 식당이 거의 없었다”며 “또띠아에 고기를 싸먹는 멕시코 음식은 쌈을 싸먹는 한국 음식과 닮아 있어서 접점을 찾으면 잘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바토스의 인기 메뉴는 멕시코 음식에 김치와 갈비를 접목해 들어간 ‘퓨전’ 음식이다. 김 대표는 “퓨전이라고 해서 없던 것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 멕시코 음식을 자주 접하다 보니 재미교포들은 자연스럽게 멕시코음식과 한국음식을 섞어서 먹는다. 어릴 때부터 먹던 맛”이라며 “억지로 퓨전음식을 만들기 위해 합친 음식이었다면 맛도 없고 인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토스는 16개국의 직원들이 근무해 요식업체의 ‘유엔’이라고도 불린다. 총 130명 중 정규직은 70여명. 바토스는 이들에게 요리 학원이나 영어학원 등 자기 계발을 위한 비용과 기숙사를 지원한다. 직원 모두 주 5일, 주 40시간 근무가 원칙이다. 김주원 대표는 “직원들에게도 세계로 도전하는 마인드를 심어주고 싶다”며 ”자신의 목표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에 지점을 내는 것이다. 김신한 대표는 “미국에서 한국 문화나 음식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다. 미국 사이트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 시작하게 됐지만 거꾸로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이 꿈”이라며 “재미교포들이 한국에 와서 멕시코 레스토랑을 시작해서 다시 미국에 역수출을 한다면 재밌는 스토리가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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