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수술의 방향은 중복된 기능을 합치고 민간과 경합하는 업무는 내주겠다는 것이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가 중대형 주택 분양사업을 접고 한국감정원이 감정평가 업무를 모두 민간으로 넘기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민간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나랏돈을 쓰지 않으면 공공기관의 재정 사정이 개선되고, 민간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공공기관 인력 5700명이 재배치되면서 7조6000억원 규모의 예산 절감·재배분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잘만 추진되면 ‘도랑 치고 가재 잡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공기관 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만성 적자 상황에서 억대 연봉에다 과도한 성과급으로 배를 불리는 임직원들이 수두룩하다. ‘신의 직장’에서 온갖 복지나 꼼수로 예산을 탕진하는 사례도 숱하다. 이렇듯 경영이 방만하다 보니 부채 역시 눈덩이처럼 비탈길을 구른 지 오래다. 한국전력 등 부채 상위 18곳에서 하루 이자만 200억원이 넘는 지경이다. 민간기업이라면 백번 파산하고도 남을 기관들이 공공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이번 개혁은 2013년 말 1단계 정상화 방안 이후 1년 5개월 만에 나왔다. 속도가 너무 늦다. 집권 3년차인 올해를 넘기면 개혁은 탄력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야 한다.
정부가 어제 발표에서 “인력 감축은 최대한 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것은 잘못이다. 해당 업무가 사라지고 조직이 통폐합되면 인력 감축은 당연한 귀결 아닌가. 민간기업은 이런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안이한 사고로는 공공기관 개혁과 이에 따른 충분한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노조의 반발이 있더라도 길은 바로 가야 한다.
공공기관 개혁은 박근혜정부가 표방한 4대 개혁의 하나다. 이번에도 이들의 ‘철밥통’을 깨지 못하면 공공기관도 죽고 국가 개조도 물 건너간다. 개혁의 성공을 가늠할 올해 ‘골든타임’은 이제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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