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진(53) 선장은 14일 세계에서 6번째로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10월19일 충남 당진 왜목항에서 ‘아라파니호’를 타고 항해에 나선 김 선장은 210일째인 오는 16일 왜목항으로 귀항한다.
![]() |
세계에서 6번째로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김승진 선장이 요트를 타고 항해를 하고 있다. |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 도전이 공식 인정받으려면 어떤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무기항), 다른 배의 도움 없이(무원조), 홀로 요트 한 척으로(단독) 세계 일주를 해야 한다. 또한 적도를 2회 이상 지나고, 모든 경로를 한쪽으로 통과해야 하며, 항해거리가 4만㎞ 이상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한 사람은 5명뿐이다.
김 선장은 1974년 단독 무기항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일본인 호리에 겐이치의 자서전을 읽고 꿈을 키웠다. 그는 “보통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무모해 보이는 목표에 인생을 걸고 담담하게 도전해 어려움을 극복해낸 점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2001년 요트에 입문한 그는 2010년부터 세계일주를 준비했다. 2010∼2011년 유럽 크로아티아에서 한국까지, 2013년부터 카리브해에서 한국까지 요트로 항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도전은 험난했다. 배가 두 차례 뒤집혔고, 잦은 기계 고장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김 선장은 유빙을 ‘러시안룰렛’이라고 표현했다. 눈으로 잘 보이지 않고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지만 부딪히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그는 국민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고 우리나라에 새 희망을 전파하겠다는 취지에서 ‘희망항해’라는 이름을 달았다. 다큐멘터리 PD로 일한 경력을 살려 항해 과정을 촬영한 김 선장은 “요트 레이싱 팀을 구성해 세계대회에 출전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항해를 떠나는 요트 군단을 조직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는 16일 오후 열리는 김 선장의 공식 입항식 행사에는 유기준 해수부장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참여한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