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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LT로 美시장 '활로' 찾아라

입력 : 2015-05-06 17:21:13 수정 : 2017-04-25 17: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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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호전·저유가에 ‘미국적’ LT 판매량↑

韓, Big3와 일본업체 대비 LT비중 낮아 불리
미국에서 인기있는 픽업트럭
미국시장에서 LT(Light Truck: 경량트럭)의 인기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한국 자동차 업체가 향후 미국 시장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LT 라인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LT는 경형트럭으로 좁게는 경형 트럭과 픽업트럭에서부터 넓게는 SUV나 경형 승합차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한 145만5000대를 기록했다. 이중  LT는 10.5% 증가해 79만대 가까이 팔렸고 일반 자동차 판매는 1.5% 줄어 66만6000대를 기록했다.

LT가 일반 자동차 판매를 뛰어넘은 것인데,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LT가 주목받고 많이 팔리는 이유로는 저유가가 꼽힌다. 연비보다는 ‘미국다운 힘’이 돋보이는 LT의 판매 증가는 미국 경제회복을 드러내는 지표라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LT의 판매 증대에 따른 미국 자동차 시장 호조는 LT라인업을 강하게 구축하지 않은 자동차 회사들에게는 소리만 요란한 ‘소문난 잔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저명한 자동차 매거진인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시장 주요 업계는 LT 대 Car(일반 자동차) 비율은 평균적으로 55대 45다.

폴스크 바겐은 10대 90으로 일반자동차 비율이 압도적인 수준으로 높았고 현대차는 20.7대 79.3을, 기아차는 이보다 조금 낮은 32.8대 67.2를 기록해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LT 비중을 드러냈다.
미국과 한국의 LT 대 Car(일반자동차) 비율

반면,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이 비중이 74.5 대 25.5 수준으로 LT비중이 가장 높았다. GM과 포드도 거의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고 일본 자동차는 미국 시장 주요 업계의 평균 수준인 50대 50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부진에는 환율 등 문제도 있었겠지만 미국 빅3는 물론이고 일본 업체들에게도 한참 못 미치는 LT 비중을 불리한 원인으로 설명했다.
현대차의 싼타크루즈

현대차는 지난 1월 중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인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픽업트럭 형태의 싼타크루즈(HCD-15)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모습을 드러낸 이후 오토쇼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베스트 트럭’에 순위를 올렸고 현지 기자와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싼타크루즈는 배기량 2000cc에 190마력을 발휘하는 2리터 디젤엔진을 갖췄고 풀타임 4륜구동(AWD) 방식으로 현대차의 H-TRAC 기술이 적용됐다. 연비는 리터당 12.7k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과거 자사의 SUV인 모하비의 플랫폼을 활용해 북미시장을 겨냥한 픽업트럭 개발이 검토됐지만 내부적 논의를 거쳐 개발을 취소한 바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 중 하나고 판매량에서 중국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미국 시장은 여전히 세계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LT라인을 확대해 이익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의 픽업스타일 모델인 싼타크루즈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직 현대차는 콘셉트카로 공개된 싼타크루즈 양산과 출시에 대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다. 다만,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3일 실적 발표에서 “싼타크루즈의 북미 출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북미시장으로 LT라인업을 확대한다고 해도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선 최근 다시 좋아진 미국 경기와 LT형 차량 판매호조가 언제 반전될지도 알 수 없다면서 “또 오랫동안 미국형 LT를 만들어온 빅3와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한국 업체들이 진입할 시장의 틈은 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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