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이 남학생을 주인공으로 성공을 거뒀다면 이번엔 여학생 이야기다. 학교폭력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여학생의 학교폭력은 남학생 만큼이나 심각하다. 여학생의 경우 물리적 폭력 외에도 ‘왕따’(집단 따돌림), ‘사이버 폭력’ 형태의 간접적·심리적 폭력 형태가 더 많아 예민한 청소년기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
![]() |
KBS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 방송 영상 캡쳐. KBS 제공 |
주인공 이은비는 경남 통영의 고아원에서 자란 고교 2학년생이다. 학교 일진들에게 까나리액젓, 계란 세례를 받고 폭행당하는 등 왕따를 당한다. 반 친구들은 이를 알면서도 “냄새가 난다”며 언어폭력에 가세하거나 못 본 척한다. 은비가 자신에게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자 일진 강소영이 대답한다. “그냥.”
어릴 적 입양된 은비의 쌍둥이 언니 고은별은 서울 강남의 학교에서 1등을 놓치지 않고 얼굴도 예쁜 다소 ‘재수 없는’ 인물이다. 기억을 잃고 은별이로 살게 된 은비는 같은 반 서영은에 의해 누명을 쓰게 된다. 친구가 없는 영은이는 자발적으로 친구들의 유흥비를 대며 ‘지갑’ 노릇을 한다. 은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영은이에게 아무것도 받지 않지만 영은이는 그런 은별이 가장 밉다. 돈으로 친구를 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꼬집어 모욕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생각 없이 친구를 이용하는 것과 직설적인 말 한마디도 폭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 채 마무리됐다.
드라마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은비가 은별이가 되면서 가해자 입장이 된 과정을 통해 누구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실제 학교에서 겪는 일과 비슷하다”, “많이 공감한다”는 등의 평이 주를 이룬다. 앞으로의 에피소드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희원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