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찬의 軍] "1분 늦어도 입소 불가" 엄격해진 예비군 훈련

서바이벌 게임 형식으로 시가전 훈련중인 예비군(자료사진)

“2014년도에는 예비군훈련 입소 시 입소시간으로부터 30분까지는 지연입소를 허가하고 보충훈련을 부과하였으나, 2015년부터 예비군훈련 입소시 입소시간 이후 도착자는 입소가 불가하고 훈련은 불참 처리됩니다. 정시까지 입소하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국방부는 최근 예비군 홈페이지에 ‘예비군훈련 입소 시 주의사항’이란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2014년까지는 예비군 훈련 시 입소시간 30분 후까지는 지연입소를 허가하고 보충훈련을 부과했으나 올해부터는 입소시간 이후 도착한 사람은 입소가 불가하고 훈련은 불참 처리된다. 예를 들어 훈련 입소 시간이 오전 9시인 경우 9시 정각까지만 입소가 허용되며 1분이라도 늦으면 참가할 수 없다.

◆ ‘정시 입소’ 위해 조기 출근·총알 택시 이용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예비군 훈련장이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은 입소 시간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예전에는 조금 늦어도 버스를 타고 갔지만, 1분이라도 늦으면 입소가 불가능하다보니 요금의 두 배를 주고 ‘총알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전에도 훈련장 근처 지하철역에서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최근 입소시간이 엄격해지면서 이용자가 부쩍 늘었다.

택시를 이용한다고 해서 모든 인원이 제때 입소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간 A씨는 “택시를 타고 갔지만 길이 막혀 입소시간에 20여분이 늦어 입소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왔다”며 “지연입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예비군은 훈련 시작 1시간 이전부터 도착하는 ‘조기입소’를 택하기도 한다. 출근시간 교통정체로 입소에 늦느니 새벽에 일찍 나와 훈련장에서 기다리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예비군들은 “입소시간이 강화된만큼 훈련장과 먼 곳에 사는 인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올해부터 바뀐 예비군 제도는

올해부터 새로이 적용된 예비군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 판단하고 조치하는 훈련 시스템’이다. 입소시간을 엄격히 지키도록 하는 것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다.

훈련을 앞두고 교관에게 설명을 듣는 예비군(자료사진)

6일 국방부에 따르면, 입소한 순서대로 예비군 분대를 편성해 자율적으로 훈련과제를 선택하고 스스로 훈련한다. 모든 과제에 합격한 분대는 오후 3시에 일찍 퇴소시켜 훈련의 효율성을 높인다.

향방예비군이 쓰던 낡은 칼빈 소총을 내년까지 전량 M-16 소총으로 교체한다. 일반예비군도 훈련 과정에서 M-16 소총으로 훈련한다.

동원훈련은 부대별 임무수행지역에서 숙영 및 훈련을 실시하고, 중·소대급 규모로 실시하던 향방작계훈련은 연·대대 단위로 확대한다.

국민편의를 위해 실시하던 휴일훈련과 전국단위 예비군훈련은 올해부터는 본인이 희망하는 날짜에 훈련을 신청할 수 있다.

◆ “예비군 훈련 무단 불참하면 안돼요”

예비군 훈련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실수로 동원훈련에 불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불가피한 일이 생겨 훈련을 연기해야 하는 경우에는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연기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전역 후 교통사고를 당해 예비군 훈련을 받을 수 없으면, 지방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병무청의 재신체검사를 받아 ‘예비군 복무가 힘들다’는 판정을 받으면 훈련을 면제받을 수 있다.

시가지 전투 훈련중인 예비군(자료사진)

대학 직장예비군에 편성된 대학생이라 해도 휴학생, 수업연한을 초과한 졸업유예생이나 유급생은 지역 예비군부대로 편성돼 일반예비군과 동일한 동원훈련을 받는다.

군 관계자는 “동원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하면 즉시 고발조치된다. 동원훈련은 절대 무단으로 불참하면 안된다”며 훈련을 앞둔 예비군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수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