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콘돔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는 불황일수록 야한 속옷이 많이 팔린다는 것과 같은 이치로,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외출을 줄이고 애인이나 배우자와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져 콘돔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인데요. 또 기혼 부부들의 경우 양육비 부담이 커져 출산을 늦추기 때문에 콘돔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또 국내에서는 매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콘돔 판매량이 증가하는데요. 그 이유 중 하나로 콘돔이 가장 많이 팔리는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12월25일)이기 때문입니다. ‘불황의 아이콘’인 콘돔에 대해 살펴보고 여성 피임법, 그리고 성(性) 관련 6가지 속설의 진실 등에 대해 살펴 봤습니다.
연이은 불황 속에도 남성들의 대표적인 피임도구인 콘돔시장은 3년 사이 57%가량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콘돔브랜드 듀렉스가 시장조사기관인 닐슨 스캔트랙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1년 40억원대이던 콘돔시장 소매 유통분야 판매액이 지난해 70억원으로 57% 성장했다. 사측은 “국내 전체 콘돔 소비 규모는 정확한 수치 파악이 어렵다”면서도 “이번 조사는 편의점·약국·대형마트·드럭스토어 등의 판매관리시스템(POS)을 통해 파악한 결과로 성장세를 보여주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티몬)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콘돔 등 성인용품 매출은 지난해 평균 대비 42%가량 상승했다. 오픈마켓 G마켓의 올 1∼3월 콘돔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36% 올랐다. 또 다른 오픈마켓인 옥션의 경우도 1월에 102, 2월에 86, 3월에 110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콘돔이 잘 팔리는 것은 건강한 성생활과 콘돔 사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측면과 함께 불황의 영향이 가세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 침체 및 퇴직자 증가, 소득 정체·감소에 따른 미래의 불안감 등으로 부부들이 출산 계획을 늦추는 데다, 가계경기 위축에 따른 외식 자제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부부관계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대학생 김모(21·여)씨는 학교 시험과 생리주기가 겹쳐 고심 끝에 생리주기를 늦추기 위해 경구(먹는)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 김씨는 “매달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경통과 우울증으로 시험을 망칠 수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가임여성 중에는 중요한 날에 월경을 피하기 위해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성에 관한 보수적인 인식과 피임약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기피하는 경향이 짙었지만, 요즘에는 피임 도구일 뿐만 아니라 잘 활용하면 오히려 여성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 전환이 일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피임법 중 낮은 실패율을 보이는 경구피임약이 응급피임약과 혼동돼 잘못 복용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있다. 응급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이지만 산부인과에서 처방전을 받아 구입하는 여성은 극히 적다. 대신, 일반의약품인 경구피임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여성이 많다. 경구피임약을 잔뜩 삼키면 어느 정도 사후 피임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피임 실패율이 높고 호르몬 균형도 깨지므로 위험하다.
경구피임약은 생리 초부터 피임약을 복용해 그 생리 주기에서 배란을 억제시켜 피임하는 방법이다. 확실한 피임을 위해서는 복용법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정씩 21일간 복용하고 7일간 쉰다. 복용시간은 가능하면 저녁 식사 후나 취침 시로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하는 게 좋다.

이에 비해 응급피임약은 출산할 수 없는 여성이 관계 후 피임을 위해서다. 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12시간 간격으로 두 알을 먹으면 자궁 착상을 막아 임신이 억제된다. 피임 성공률이 75∼90%로 높은 편이지만, 메스꺼움이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가능한 복용을 줄이는 것이 좋고 복용 시에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매달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월경전증후군을 겪거나 생리불순·과다출혈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 경우 경구피임약의 올바른 복용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으로 증상을 완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루를 경험해 보지 않은 남성, 조루 공포가 없는 남성은 없다.”
이는 비뇨기과 의사들의 말이다. 남성이라면 누구나 일시적일지라도 조루 현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특히, 첫 성경험이거나 오랜만에 성관계를 갖게 될 때에는 이런 상황을 겪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 보니 남성들은 혹시 생길지 모를 이런 조루 증상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사람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게조차 조루는 언제 발생할지 모를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남성들 사이에서는 조루나 발기부전을 해결하는 검증 안 된 민간요법이나 속설 등이 많이 퍼져 있다. 먹는 발기부전치료제가 나오고 병원 시술 등 과학적 방법이 점점 확산됐다고는 하지만, 일부 남성들은 아직도 이 속설을 진실로 믿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칫솔 등 거친 물건으로 귀두 마찰 ▲음주 후 관계 ▲콘돔 여러 개 사용 등의 속설은 큰 의심 없이 따라하기 쉬운데, 전문의들은 이를 통한 효과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성기에 직접 강한 자극을 가했을 때 가장 민감한 피부가 벗겨지거나 상처로 인해 외부 세균에 감염돼 2차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정력을 키우려다가 자칫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는 이러한 성 관련 ‘6가지 속설의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몸짱이면 성관계 시간도 길다? = 운동을 많이 한 이른바 ‘몸짱’은 성관계 시간에 있어서도 엄청난 지구력을 보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운동을 많이 한 것과 성관계 시간은 연관성이 없다. 운동을 많이 하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쪽보다 발기부전 발생률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성관계 시간은 그렇지 않다.

◆마른 장작이 더 잘 탄다? = 살이 없다는 ‘마른(thin)’이란 단어를 건조함을 의미하는 ‘마른(dry)’에 빗댄 경우인데, 조루증에서는 근거가 없는 말이고 발기부전에서는 맞는 말일 수 있다. 조루증은 운동과도 관련이 없듯 비만정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BMI)와도 무관하다. 보통 조루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마른 사람, 뚱뚱한 사람 등 체형별로 다양하기 때문. 그러나 발기부전은 체질량지수와는 관련이 있어 뚱뚱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발기부전 비율이 증가하게 된다.
◆자위행위 때문에 조루가 생겼다? = 네이버 지식인 등 포탈사이트 게시판에는 10대 청소년 혹은 20대 젊은 남성들이 잦은 자위행위로 인해 조루 증상이 나타난 것 같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자위는 자위 자체를 즐기는 것이 아니고 사정을 위한 행위이기 때문에 사정을 오래 끌 이유가 별로 없고, 누구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자극을 줄 수 있어 사정이 빠른 경우가 많다. 젊은 시절 이러한 경험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습관적으로 사정을 참는 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인 성 관계를 갖기 시작하면서 사정 시간은 자연스럽게 조절이 되기 때문에 과도한 자위행위가 반드시 조루로 귀결된다고는 볼 수 없다.

◆애무를 오래하면 조루가 온다? = 그럴 경우는 없다. 귀두의 과민성으로 인한 조루의 경우, 사정하지 않고 장시간 애무를 견디도록 훈련하는 것(stop and start)이 치료법 중의 하나다. 때문에 애무를 오래하는 과정은 오히려 조루가 있던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성적자극을 컨트롤, 사정을 조절하는 훈련이 되므로 사정 시간이 길어진다.
◆예쁜 파트너를 만나면 빨리 사정한다? = 조루는 심리적인 부분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황이나 심리적인 변화에 따라 사정시간이 달라지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결국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강한 성적 자극이므로 성행위 전부터 충분히 성적으로 고취되어 있는 상태여서 여러 상황에 따라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사정을 잘 참지 못하고 평소보다 빠를 수 있다.

◆조루 때문에 임신할 수 없다? = 조루는 사정 시간이 빠른 남성 질환으로 임신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 종종 조루 및 임신에 대한 오해와 관련된 질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조루 환자라도 정자에 이상이 없고 여성의 질내에 사정을 한다면 임신이 가능하다. 물론 관계 시 매번 삽입 전에 사정이 이루어져 제대로 된 성 행위를 할 수 없다면 인공 수정 등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조루증으로 인해 인공수정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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