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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필요한 대부업②] 대부업, TV광고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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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40만건' 그릇된 금융지식 전달
과장광고에 약탈적 대출 성격도
업계 규제 강화 우려 속 자율 규제 순기능 강조
자정 효과 부족 질타 여전

  

최윤 러시앤캐시 회장(좌). 지난 2004년 `돈 빌려주는 친구`라는 내용으로 방영한 러시앤캐시의 TV광고(우).
'한 해 38만5440건'

지난 2013년 케이블TV를 통해 방송된 대부업 광고건수다. 한 해 케이블TV를 통해 방송된 대부업 광고의 비중은 전체 편성건수의 10%에 육박한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이 작년 방송통신위원회와 케이블TV협회(KCTA)를 통해 받은 ‘주요 방송사업자의 대부업 광고 현황’자료를 통해 밝힌 결과다. 국회 정무위소속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8개 주요 케이블채널에서 하루 평균 1043건의 대부업 광고가 나온다고 전했다.

대부업 TV광고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미 공중파에서는 대부업체 광고가 퇴출됐지만 케이블TV등을 통해선 대부업 광고가 끊임없이 방영된다.

무분별한 광고가 금융지식 수준이 낮은 청소년이나 금융소외자에게 그릇된 금융지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건 당연지사. 대출조건과 내용을 강조하기보다는 절차상 편의성만 과장하는 점도 문제다.

대부업 TV광고 도입은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윤 러시앤캐시 회장(아프로파이낸셜대부)은 자본력의 우위를 활용, 무차별적 광고를 진행한 일본계 대부업체를 벤치마킹했다. 이를 통해 상환 능력이 부족한 계층이나 주부 등을 대상으로 한 '약탈적대출'이 이뤄지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관련업계에서는 대부업체가 한 해 수 백억원의 광고비용으로 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대부업 TV광고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시간대에 따라 광고를 규제하는 법안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부업 TV광고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냈다. 반면 대형 대부업체들은 TV광고가 '영업 채널의 하나'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부정적 측면에 대해선 자율 규제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과장광고 소지…'약탈적 대출' 성격 농후

대부업 광고는 손쉽게 돈을 빌려주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례로 '누구나 300만원까지 빌려준다'는 러시앤캐시의 TV광고는 과장광고의 성격이 짙다. 이 대부업체의 실제 대출승인율은 20% 안팎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요 대부업체의 대출 승인율도 20%대 초중반에 그친다. 대부업체라 해서 신용등급이 낮은 9, 10등급에게 무조건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대부업 TV광고는 마치 대출 신청 전화 한 통으로 돈을 빌릴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한다"며 "이 같은 과장광고는 금융소비자를 현혹한다는 점에서 규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속적인 최고 이자율 인하 속에서 대부업체들은 대손율을 낮추고자 상대적으로 '신용이 덜 나쁜' 대출자를 골라 돈을 빌려주고 있다. NICE평가정보의 CB를 이용하는 87개 대부업체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해보면, 대부업 이용자 중 7~10등급의 비중은 지난 2012년 말 현재 85%였다. 이 수치는 작년 6월말 기준 77.7%로 줄어들었다.

'약탈적대출' 방식의 영업방식도 문제다. 여성 대출에서 이러한 예가 특히 많다.

대부업체는 경험적연체율을 심사기준에 반영해 대출 여부와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데, 상대적으로 여성의 대출 가능성이 더 크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여성에게는 한 단계 더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이들에게도 돈을 빌려주는 식이다. 러시앤캐시의 한 퇴사자는 "여성 대부업 대출자의 연체율이 남성에 비해 절반 가량 낮다"며 이라면서 "여성의 경우 상환 가능성이 다소 낮더라도 남편이 대신 갚거나, 쉽게 융통가능한 (고가의 가방 등의) 사치재를 팔아 돈을 갚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돈을 빌려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추심에 약한 점도 감안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업 TV 광고는 짧은 시간 안에 정보를 담다 보니, 설명이 불충분해 정보를 잘못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편리함만 강조하다 보니 신용이 양호한 고객도 쉽게 대출하게끔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광고 규제 강화 움직임…업계 "자율 규제로 충분"

상황이 이렇자 무분별한 TV광고를 지양하자는 취지의 입법 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지난 2013년 5월 '대부업자 등은 청소년보호법 제 19조에 따라 청소년 유해매체물을 방송하여서는 안 되는 방송 시간에는 방송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방송을 이용하는 광고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학영 의원은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방송되는 대부업 TV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냈다.
정치권에서는 무분별한 TV광고의 폐해를 막자는 차원의 입법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심재철 의원(좌)은 `시간대별 규제`를, 이학영 의원(우)은 `TV광고 전면금지`를 골자로 한 대부업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TV광고 규제가 대부업의 영업력을 위축시킬 것이라 우려한다. 대규모로 광고를 집행하는 대형사들의 입장이 특히 그렇다. 이들은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로 문제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빚의 위험성 등을 보다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식으로 광고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한 상위권 대부업체 관계자는 "광고는 영업을 위한 유용한 채널"이라면서 "TV광고 채널 위축 시 불법 중개업체나 불법 사금융이 활개를 치게 돼 오히려 소비자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부업체 관계자는 "대출 실행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다는 게 대부업의 특성이자 장점인데, 이러한 내용을 TV광고에서 없애라는 건 과도한 규제"라면서 "대부협회 차원의 자율 검사를 통해 광고심사를 조금 더 강화한 후, 개선점이 없다면 추후 추가적인 광고 규제를 논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말했다. 이재선 대부협회 사무국장은 "단순히대부업 광고의 TV노출 빈도가 많다는 이유로 문제삼는 건 옳지 않다"며 "대부업 금융광고에 대한 자율 심의를 통해 자정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민환 교수는 "특히 TV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은 영업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되,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청소년 등이 주로 시청하는 시간대에는 대부업TV광고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업계 자정 효과 '글쎄'…한계 지적도

다만 대부업계의 자정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지난 2002년 대부업법 제정을 거치면서 업계의 허위·과장광고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지적된다.
누구에게나 300만원을 빌려준다는 러시앤캐시의 광고.

한 예로 '누구나 300만원까지 빌려준다'는 과장된 정보를 담은 러시앤캐시의 광고는 작년 9월 이후에서야 사용이 금지됐다. 대부협회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대부금융광고에 대한 자율심의 규정을 정해 이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러시앤캐시의 과장광고는 자율 심의가 시작된지 2년 반 동안이나 버젓이 TV전파를 탔다. 협회는 작년 말까지 125건의 대부업광고를 심의, 37건을 '조건부 적격', 5건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관계자는 "대부업계는 사실상 제도권 역할을 하면서도 제도권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서 문제"라 지적했다. 금감원 대부업검사실 관계자는"자극적 표현과 내용에 대해선 지도를 통해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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