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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구

사월이면
등꽃이 피는 것을 기다리며
첼로 음악을 듣는다

바람은
마음의 골짜기
골짜기를 들쑤시고

구름은 하늘의
큰 꽃잎 하나로
마음의 불을 가만히 덮어주네

노래하는 새여
너의 노래가 끝난 뒤에
내 사랑의 노래를
다시 한 번 불러다오

새로 돋은 나뭇잎마다
반짝이는 연둣빛 햇살처럼
찬란하고 서러운
그 노래를 불러다오.

-시집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열림원)에서

■ 곽재구 시인 약력

▲19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오월시 동인으로 활동 ▲시집 ‘사평역에서’ ‘전장포 아리랑’ ‘서울 세노야’ ‘참 맑은 물살’, 동화집 ‘아기 참새 찌꾸’ ‘낙타풀의 사랑’ ▲신동엽 창작기금, 동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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