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아직 말도 못하는 애한테 이런 게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비용도 부담되지만 다 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원장 선생님도 ‘나머지 애기들이 특별활동을 하고 있는데 혼자 놔두기는 좀 그렇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영유아 1명에게 매달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지난해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책연구소인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교육·보육비용 추정연구Ⅱ’에 따르면 2014년 영유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0만8400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3만원 이상 올랐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들의 월평균 1인당 명목 사교육비가 전년대비 3000원(23만9000원→24만2000원) 오른 점을 감안하면 증가 폭으로는 10배에 이르는 셈이다.
영유아 사교육비는 정부로부터 비용지원을 받지 않는 교육·보육 서비스 비용으로 반일제 이상 교육기관, 시간제 학원, 개인그룹지도, 학습지·교구활용교육, 전화·인터넷 등 통신교육 등에 드는 비용을 포함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영유아 및 부모 선택에 의해 비용이 지출되는 방과후 과정 특성화활동비 및 특별활동비와 이에 필요한 교재 교구비도 포함된다.

만 3∼5세 유아의 경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6만5700원으로 지난해 12만7000원에 비해 크게 올랐다. 만 0∼2세 영아의 경우 3만2500원으로 지난해 3만700원에 비해 소폭 올랐다.
조사대상의 74.3%(2013년 68%)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특히 유아의 경우 94%(영아 48.3%)가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유치원 특성화활동과 어린이집 특별활동에 참여하는 아동은 각각 67.1%, 76.7%로, 대부분이 영어 과목(유치원 62.8%, 어린이집 84.3%)에 집중돼 있었다.
비용면에서는 유치원 방과후 과정 특성화활동 월평균 부담비용은 7만4800원으로 초등학생의 방과후학교 월평균 비용인 2만3000원의 3배에 달했다. 어린이집 특별활동 월평균 부담비용은 5만6900원이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사교육이)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는 하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벌어지는 사교육의 경우 부모가 사실상 이를 거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선행교육 규제법의 개정 등을 통해 유치원·어린이집의 특별활동의 운영을 금지하고 유아대상 영어학원 등 조기영어교육 기관·프로그램에 대한 특단의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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