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식욕, 수면욕, 성욕이다. 먹고, 자는 욕구가 충족되면 찾아오는 것이 ‘성욕’임을 부정할 수 없다. 정상인들의 경우 기본적인 3대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큰 불편함이 없는 것이 사실. 하지만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 장애인 실태를 살펴보면, 선천적 장애보다 사고나 외상으로 인해 후천적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가 전체의 약 95%에 달한다.
후천적 장애를 갖는 사람들은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장애’라는 장벽 앞에 쉽게 무너지기 일쑤다. ‘장애’ 자체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데에도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기도 하며, ‘장애’를 받아들이고 해쳐나가고자 마음을 다잡아도 현실의 장벽을 넘어선다는 것이 녹녹지 만은 않다.
특히 척수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식욕과 수면욕에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17일 국립교통재활병원 비뇨기과 김재식 교수와 함께 ‘장애인의 性’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꾸준한 ‘性 재활’ 치료받으면 1년 내 성기능 회복
척수손상 환자도 꾸준한 치료를 받는 다면 대부분 1년 이내에 어느 정도 성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척수손상환자의 대표적인 성기능 장애는 발기부전으로 10명 중 7~8명이 호소할 정도다. 그 다음으로 호소하는 장애가 ‘무사정’인데, 주로 2번 요추신경 상부 신경의 완전 절단인 경우 ‘무사정’장애를 호소하게 된다.
척수손상 환자 중 10번 흉수신경 이상의 완전 척수손상인 경우에도 감정을 통한 발기는 어렵지만 성기자극을 통한 감각성 발기는 가능하다. 하지만 자체의 발기력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성관계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의학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
먼저 성기능 회복을 위해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발기부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이를 통해 발기부전의 근본 원인을 찾고 환자의 컨디션에 맞는 전문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척수 손상환자의 발기부전의 치료로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진공발기 기구 사용, 음경내 주사법, 마지막으로는 음경보형물 삽입수술을 시행한다.
◆‘휠체어 위의 사랑’, 서로 이해하며 속삭이세요
성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척수손상 환자들은 어떻게 성행동을 할 수 있을까. 흉수 6번 이상의 척수손상이 있는 경우 성행동시 자율신경과반사(두통, 혈압상승, 홍조, 서맥등)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때는 즉각 성행동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하야 한다.
체위는 정상인 배우자가 상위에 있는 것이 좋지만 이는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상반신 사용이 가능한 경우에는 상반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면 좋다. 강직이 심하다면 성행동 전에 강직을 감소시키는 약물 복용도 도움이 된다.
인테리어, 음악, 조명 등으로 매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심리적 위축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성행동전에 키스 등의 스킨십을 시도하여 심리적 문제에 대한 상호간 의견 교환을 통해 부담감을 낮추고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여성인 경우 성행동시 성교통이 있다면 윤활액을 사용해서 통증을 완화 시킬 수 있다.
김 교수는 “척수손상환자들도 자신의 신체를 이해하고 현실적인 부분부터 성행동을 시작하면 본인의 능력에 따라 성행동은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것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성적 욕구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대화하고 상대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아가겠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헬스팀 최성훈 기자 csho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