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연극 브라보마이라이프는 봄날의 선글라스 같은 작품”

입력 : 2015-04-09 15:05:49 수정 : 2015-04-09 15:05:49

인쇄 메일 url 공유 - +

연극 ‘브라보마이라이프’ 출연 배우 김가현 & 정원식 인터뷰

<사진자료 = (왼쪽부터) 배우 김가현, 배우 정원식>


 햇살은 눈부시도록 환하다. 환한 빛은 아름답지만 때로는 눈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바로 이때, 선글라스는 눈의 통증을 상쇄시키고 따뜻한 빛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극 ‘브라보마이라이프’는 봄볕에 꺼내드는 선글라스와도 같다. 찬란하지만 고단한 이 시대의 청춘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연극 ‘브라보마이라이프’에 출연 중인 배우 김가현(27)과 배우 정원식(36)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연극 ‘브라보마이라이프’는 시나리오 작가인 하영, 배우지망생 다희,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육점을 차리려는 신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20대 후반에 접어든 세 여자가 그 동안 모아뒀던 돈 삼천만원을 사기 당해 날리게 되면서 사건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세 여자가 세들어 사는 주인집 아들인 ‘철수’와 개 ‘망구’까지 얽히면서 그녀들의 일상을 뒤흔들어 놓는다. 김가현은 ‘하영’역을, 정원식은 ‘망구’를 포함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멀티맨을 맡았다.

“하영이는 굉장히 털털하고 자존심이 무척 센 인물이에요. 술도 많이 먹고 씻는 건 고사하는데다매일 똑같은 추리닝 차림으로 지내죠. 시나리오 작업을 하게 되면서 부딪치는 현실에 괴로워하지만 절대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기도 하고요.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더 무뚝뚝하고 고집이 센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여린 인물이에요. 그래서 더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김가현은 하영의 매력으로 ‘반전’을 뽑았다. 하영은 치장에 신경 쓰지 않고 입도 걸걸한 여자지만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확고한 신념과 고집을 꺾지 않는 뚝심을 가진 인물이다. 한편으로는 친구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상대방을 위로하는 말로 ‘국이 짜다’는 말을 쓸 정도로 섬세한 애정 표현을 어려워하지만 그런 부분이 오히려 하영을 사랑스럽게 만든다.

배우 정원식은 주인집에서 키우는 개 ‘망구’역을 비롯해 다양한 역할을 맡아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극의 요소요소마다 등장해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도 맡는다.

“이 작품의 주제와 가장 밀접한 대사를 망구가 해요.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지. 힘들면 옆에 있는 사람한테 잠깐 기대서 내일을 더 열심히 살아가면 되는 건데. 이렇게요. 살아가다 보면 힘든 일도 많지만 결국에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산다고 생각하거든요. 망구는 그런 걸 짚어주는 일종의 관찰자인거죠. 이런 얘기를 등장인물이 직접 말하면 너무 무거워지기 마련인데, 망구가 이런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면서 진지한 주제를 즐겁게 풀어내는 역할을 해주고 극의 윤활유가 된다고 생각해요.”

2002년 연극 ‘사천인의 선인’으로 대학로에 데뷔한 정원식은 연극 ‘수상한 흥신소’, 연극 ‘내 남자의 혈액형’ 등 다수의 작품에서 이미 멀티맨으로 출연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멀티맨은 대개 소극장 연극에서 다양한 역할로 출연하며 팔색조의 매력을 뽐내곤 한다. 그가 생각하는 멀티맨의 매력은 무엇일까.

“멀티맨은 하나의 극에서도 악역과 선한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어요. 다양하게 연기하는 재미가 있죠. 저 개인적으로도 멀티맨을 할 때마다 굉장히 흥미진진해요. 한편으로는 희극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다른 역을 맡는 배우들보다 관객들과 거리감이 가까운 편이죠. 그래서 매번 오늘 공연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도 있어요.”

김가현은 2012년 연극 ‘라이어1’으로 데뷔해 연극 ‘러브 액츄얼리’ ‘째째한 로맨스’ ‘담배가게 아가씨’ 등에 출연했다. 기존에는 밝고 쾌할한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브라보마이라이프’를 통해 색다른 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김가현은 이번 극에서 하영을 연기하고 있지만 또 다른 주인공인 다희와 신자에게도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하영이가 세 명의 여자 중에 유일하게 러브라인도 있고 사건의 발단을 제공하는 인물이긴 하지만 딱히 주인공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사실은 세 여자가 겪는 일과 그 감정이 지금의 청춘들 모두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거든요. 저 개인적으로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고요.

이들은 작품에 대해 “선글라스 같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건네는 메시지가 따뜻하고 밝은 빛을 즐길 때의 통증을 줄여주는 선글라스와도 비슷하다는 말이다. 두 배우는 앞으로도 꾸준히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연극 브라보마이라이프는 대학로에 위치한 JK아트홀(구 샘아트홀)에서 4월 30일까지 공연한다. 문의는 전화(극단담씨 02-2232-1214)로 할 수 있다. 

이가람 기자 grl8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윤아 '청순 미모'
  • 윤아 '청순 미모'
  • 최예나 '눈부신 미모'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