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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응원문화에 매료… ‘그라운드 여신’ 되기로

입력 : 2015-04-06 21:21:14 수정 : 2015-04-06 21: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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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스포츠] 프로야구 첫 외국인 치어리더 파울라 지난달 28일 프로야구 개막전 두산 베어스의 홈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 팬들은 두산 치어리더에서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했다. 치어리더 사이에 피부가 전혀 다른 외국인 여성 한 명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치어리더는 독일 국적의 파울라 에삼(21). 올 시즌 등장한 국내 프로야구 첫 외국인 치어리더다. 파울라는 롯데 박기량, NC 김연정 등 팬들을 몰고 다니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 치어리더들과 함께 올 시즌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기자와 만난 파울라는 뜻밖에도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해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직접 응원을 하니 신기하고 설렜다”며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두산팬들에게 감동했다”고 치어리더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국내 프로야구 첫 외국인 치어리더 파울라 에삼(앞줄 왼쪽)이 지난달 28일 프로야구 개막전 두산베어스의 홈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파울라는 독일 북부지방 뤼베크가 고향이다. 카메룬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자란 그는 2012년 9월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 입학한 대학생. 2013년 여름 한 외국계 기업 인턴으로 잠깐 한국을 다녀간 뒤 지난해 8월 교환학생 자격으로 고려대에서 공부 중이며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 6개 국어를 구사한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야구의 ‘야’자도 몰랐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치어리더로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열린 ‘2014 정기 연고전’이 계기가 됐다. 야구장의 ‘한국식’ 열띤 응원전의 짜릿함에 흠뻑 취하게 됐다. 파리에서 대학을 다닐 때도 응원 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응원에 애착이 있었지만 한국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는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느끼지 못했던 응원 열기였다”면서 “경기 자체도 재밌고 관중석에서 함께 응원을 즐기는 문화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경기장에서 느낀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월. 파울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발견한 두산 응원단 모집 공고를 보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면접을 거쳐 2월에 최종 합격의 기쁨을 누린 그는 “처음에는 고려대 응원단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좀 더 큰 무대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응원하고 싶어 두산 치어팀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치어리더는 현재 10개구단에서 약 65명이 활동 중인데 대부분 전업 치어리더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프로야구단에서 활동하고 가을부터 봄까지는 프로농구와 프로배구에서 활약한다. 박기량은 프로야구에서는 롯데, 프로농구에서는 모비스에서 활약한다. 김연정은 프로야구에서는 NC, 프로농구에서는 LG에서 응원을 펼친다. 전업 치어리더가 아닌 파울라는 올 한 해 두산에서만 있을 예정이다.

아직 학생인 그는 일주일에 3일은 고려대에서 수업을 듣는다. 대신 수업이 없는 날에는 무조건 연습실로 달려간다. 아직은 동료 치어리더에 비해 동작이 서투른 편. 이닝이 바뀔 때마다 관중들의 흥을 돋울 걸그룹 댄스도 파울라에게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연습날이면 5시간씩 맹훈련을 한다. 어렸을 때 꿈이 가수라는 그는 “춤과 노래는 자신있다”고 밝게 웃었다.

가족들은 파울라의 치어리더 데뷔전을 응원하려고 독일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파울라는 “가족들은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적극 밀어준다”며 “남동생들도 왔는데 제게 사진 같이 찍자고 오는 팬들의 모습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자랑했다. 그는 “올해 두산이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할 테니 팬들이 경기장에 와서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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