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 19이닝 5실점 ‘최강’
이명우·심규범·최대성은 실점 ‘0’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시즌 초반 돌풍이 거세다. 올 시즌 두 팀을 약체로 분류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KIA(6승)와 롯데(5승1패)는 6일 현재 1, 2위를 달리고 있다.
원동력은 탄탄한 마운드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개막 후 6연승 행진을 벌인 KIA의 6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1.67.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5.82)를 떠올리면 환골탈태한 수준이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1.05로 더욱 짠물이다. 6연승 중 양현종, 조쉬 스틴슨, 필립 험버, 문경찬 등 선발투수들이 4승을 따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2위(2.75). 윤석민이 3세이브를 수확했다.

불펜 투수 중 좌완 이명우와 심규범, 우완 최대성은 아직 실점이 없다. 이명우는 지난해 부진을 털고 4경기에서 4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무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단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탈삼진은 6개다. 이명우는 5일 두산전에서도 4-3으로 앞선 6회 1사 1, 3루에서 등판해 내야땅볼로 동점(비자책)을 허용했지만 5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요리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2년차 좌완 심규범도 4경기에서 안타와 볼넷 1개씩만 내줬다. 우완 이정민은 현재 롯데 불펜의 에이스다. 승부처마다 등판해 최대 2이닝까지 던지다 보니 벌써 5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두산 출신 불펜 3인방인 김성배와 김승회, 정재훈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KIA와 롯데는 올해 사령탑이 바뀌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롯데는 지난해 폐쇄회로(CC) TV 선수단 사찰 논란으로 극심한 내분을 겪으며 구단 수뇌부는 물론 코치진까지 물갈이했다. 이 때문에 달라진 팀 분위기가 도약의 밑바탕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두 팀 모두 4∼5선발 이 신통치 않아 지금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두 팀이 지난해보다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최약체 케이티를 상대로 승수를 쌓았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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