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맹자가 말한 “천지에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夫物之不齊 物之情也)”라는 표현을 인용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서로 다른 문명 사이에 우열은 없다. 오직 특색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서로 다른 문명이 대화·교류하며 상대의 장점을 취하면서 인류 사회 발전과 세계평화를 추구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어짐과 올곧음이라는 인의(仁義)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면 모두 한 형제자매요 사해동포이다. 물론 개인이나 국민 모두 처한 환경과 노력 여하 등에 따라 잘살고 못살 수는 있지만 인간의 기본가치는 차이가 날 수 없는 것이다. 맹자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장자도 ‘사람 간 차이는 있으나 차별은 하지 말아야 한다(有差無別)’며 “천지가 넓어 고루 생육하고 만물만사 많아도 하나로 다스려진다(天弘地廣化均隆 物衆人多治一通)”고 가르쳤다.
여하튼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계의 눈초리를 다분히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국에 역지사지 입장에서 겸손해야 한다. 동북공정, 서남공정 같은 패권주의적 자세는 버리길 바란다. 맹자는 강조했지 않은가. “힘에 의존하는 나라의 백성들은 잠시 환희에 차 있지만, 인의에 바탕한 나라의 백성은 밝고 화평하다(覇者之民 驩虞如也 王者之民 皞皞如也)!”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夫物之不齊 : ‘천지에 같은 것이 없다’는 내용으로 인간평등을 뜻함.
夫 대저 부, 物 만물 물, 之 갈 지, 不 아닐 부, 齊 같을 제
夫 대저 부, 物 만물 물, 之 갈 지, 不 아닐 부, 齊 같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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