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성동·광진·동대문구 일대 아파트에서 공업용 절단기로 잠금장치를 끊고 수입자전거 15대(15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김모(45)씨를 24일 구속했다.
김씨가 훔친 자전거 중에는 부품제작에서 조립까지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600만원짜리 고가 제품도 있었다. 자전거 문외한인 김씨는 고가 자전거를 장물업자에게 45만원에 팔아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에게 자전거를 헐값에 사 되판 혐의로 장물업자 박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도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송파·광진·강동구 일대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520만원 상당의 자전거를 훔쳐 176만원에 팔아넘긴 혐의(절도)로 실업고 3년생 김모(18)군을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
김군은 고가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따라가 집 위치를 파악하고, 자전거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김군은 이렇게 찍은 자전거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다음 구매자가 나타나면 자전거를 훔쳐서 팔았다. 김군의 표적이 된 다세대주택은 공동현관에 보안키가 설치돼 있었지만 일부 주민이 입구 옆에 비밀번호를 적어놔 쉽게 문을 열 수 있었다. 건물 안에 보관된 자전거는 잠금장치가 돼 있지 않아 도난에 취약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의 자전거 절도 건수는 2011년 2891건에서 2012년 4388건으로 크게 늘었고, 2013년 3683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6388건(잠정치)으로 3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한만정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장은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유명한 자전거 도시에서는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이 자전거에 손을 대면 알람이 울리는 ‘자전거 도난방지기’를 부착해 절도를 예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찰은 “봄철을 맞아 자전거 중고 거래가 늘면서 도난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며 “건물 안에 보관할 때도 반드시 잠금장치를 하고, 자전거 차대번호 등을 온라인에 등록해 놓으면 분실 시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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