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30대를 파출소 직원들이 창문을 부수고 들어가 극적으로 구조했다. 안동경찰서 송하지구대 김주호 경위와 송제익 경사가 주인공이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새벽 1시경 "동생이 자살하려는 것 같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가 112상황실로 접수됐다.
대구에 살고 있는 A(41·여)씨가 남동생 B(37)씨와 통화를 했는데, 아무래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김 경위 등이 곧장 B씨의 아파트 1층으로 출동했으나 출입문이 잠겨 있었고 인기척도 없었다.
다급한 마음에 순찰차에 실린 소화기로 베란다 유리창을 깨자 아파트 내부는 이미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자살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직감한 김 경위 등은 방안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방안에는 석쇠 위에 착화탄이 타고 있었고, B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도 발견됐다.
김 경위와 송 경사는 내부를 환기시킨 뒤 B씨를 거실로 옮겨 응급조치를 취하고 119구급대원에게 인계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의식은 돌아왔지만 일산화탄소를 많이 흡입해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사는 "아파트 베란다 창문이 높아 깨고 들어가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지만, B씨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김 경사는 창문을 깨고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다 유리 파편이 눈에 들어가 큰 부상을 당할 뻔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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