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가 갈수록 고위공직자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도덕성은 그냥 확보되는 게 아니다. 본인이 살아오는 동안 스스로 만든 것이다. 진실을 외면할 수 없다. 4지(四知)다. 하늘·땅 그리고 너와 내가 알고 있잖는가.
공직자나 명예롭게 살려는 사람은 화려한 경력의 앞모습 못지않게 뒷모습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은 곳에 관심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군자는 반드시 혼자 있을 때 더욱 삼가고 경계해야 한다(君子必愼其獨也)”고 했다. ‘신독(愼獨)’이다. ‘중용’은 “군자는 보지 않는 곳에서 삼가고(戒愼乎 其所不睹), 들리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두려워해야 한다(恐懼乎 其所不聞)”며 “숨겨져 있는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것은 없고(莫見乎隱), 아주 작은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은 없다(莫顯乎微)”고 경책한다. 유학에서 말하는 개인 수양의 최고 단계를 뜻한다.
군자의 풍모는 은밀할 때, 아주 작은 부분에서 더 잘 드러난다는 얘기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엄격하게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송사(宋史)’에서는 ‘신독’을 이렇게 풀이한다. “홀로 걸을 때 그림자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고, 홀로 잠잘 때에도 이불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獨行不愧影 獨寢不愧衾).”
요즘 공무원사회와 학계·재계·시민사회 등에서 고위공직 기피 현상이 일고 있다고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인사검증 장벽이 갈수록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사청문회가 ‘신상털기’를 지양하고 정책 검증으로 옮겨가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다. 그렇다 해도 부앙무괴(俯仰無愧), 곧 땅을 굽어보나 하늘을 우러러보나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는 지도층의 도덕성은 필요불가결하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俯仰無愧 : ‘땅을 굽어보나 하늘을 우러러보나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
俯 구부릴 부, 仰 우러를 앙, 無 없을 무, 愧 부끄러울 괴
俯 구부릴 부, 仰 우러를 앙, 無 없을 무, 愧 부끄러울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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