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매케크니 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시범경기에 5회말 대타로 출전해 3루 수비까지 소화했다.
앞선 3차례 시범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 하나씩을 선보이며 장타력을 입증했던 강정호에게 이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안정적인 3루 수비였다.
MLB닷컴도 이날 2타수 무안타에 그친 타격 결과는 언급하지 않고, 강정호의 수비에 대해서만 논했다.
5회말 투수 레다메스 리즈 타석에서 대타로 등장한 강정호는 6회초부터 지난해 내셔널리그 올스타 3루수 조시 해리슨을 대신해 핫코너(3루)를 맡았다.
3루수 적응력을 과시할 기회는 두 번 있었다.
강정호는 7회초 첫 타자 트레버 플루프의 땅볼 타구를 잡아 안전하게 1루로 송구하며 '빅리그 3루수 첫 수비'를 무난하게 마쳤다.
8회 무사 2루에서는 2루와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린 미네소타 애런 힉스를 포수 엘리아스 디아즈, 유격수 페드로 플로리몬과 호흡을 맞춰 태그아웃 시키는 협살도 했다. 힉스를 태그한 야수가 강정호였다.
MLB닷컴은 "피츠버그는 입단 후 처음 3루수로 나선 강정호를 주목했고, 강정호는 충분히 피츠버그를 기쁘게 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강정호를 한국에서 자주 서지 않은 3루수, 2루수 포지션에 기용하려는 피츠버그의 계획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2008년 시즌 중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기 전까지 3루수와 2루수를 오갔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3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는 한국 대표팀 3루수를 보기도 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영입하며 "유격수 외에도 3루수, 2루수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를 '유격수 자원'으로 분류하면서도 조디 머서가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할 경우, 강정호를 내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에서 포지션 이동에 따른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게 3차례 유격수로 선발 출전할 기회를 준 뒤, 네 번째 시범경기에서 3루수로 기용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허들 감독은 미네소타전이 끝난 후 "강정호는 예전에도 3루수로 뛴 적이 있다. 그는 상황에 따라 3루수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강정호가 안정적으로 3루 수비를 펼쳤다. 강정호의 활용폭이 더 커졌다"고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강정호를 높게 평가했다.
정작 강정호는 담담했다. "매우 편안했다"고 3루 수비 소감을 전한 그는 "한국에서 뛸 때도 3루수로 나선 적이 있다. 나에게 (3루 수비는) 대단한 도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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