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맹비난에 케리 ‘발끈’
3월 美의회 연설 놓고도 신경전 오랜 우방관계인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연설과 이란 핵협상을 놓고 양측이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면서 양국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외곽에서 열린 집권 리쿠르당 회의에서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 간 핵협상에 관해 “열강들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는 노력을 포기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이란 핵은 이스라엘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치명적 위협으로, 이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덧붙였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이 같은 인식이 “틀렸다”고 맞받았다. 그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은 현행 국제조약에 의해 영원히 핵무기 개발이 금지될 것”이라며 “2013년 이란과 잠정 합의안을 체결할 때도 네타냐후 총리가 반대했지만 이후 이스라엘은 더욱 안전해졌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네타냐후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두고서도 불편한 심기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밤 미 PBS 방송에 출연해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백악관과 상의도 없이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당파 논란을 야기했다”며 “이는 양국 관계에 파괴적인(destructive)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WP는 “양측이 공론장에서 설전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양국 동맹관계가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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