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유럽중앙은행(ECB) 국채매입이 한국에 유럽자금이 들어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업계는 ECB의 양적완화(QE)를 통해 선진국 채권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달 22일 통화정책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3월부터 매월 600억유로(약 680억달러)의 국채와 민간 부문의 채권 등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9월까지 시행돼 총 1조1400억유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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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와 신흥국 채권펀드의 자금유입 흐름은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2012년 중반 미 연준의 제3차 QE 이후 다른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 자료제공=하나대투증권 |
과거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와 신흥국 채권펀드의 자금유입 흐름은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2012년 중반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제3차 QE 이후 다른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원화채권시장에서 이탈했던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 서유럽 자금이 드라기 총재가 양적완화를 기정사실화한 지난해 10월 이후 1조5000억원 증가하기도 했다.
신동선 하나대투증권 자산전략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순매수 속도는 연준의 QE3과 버냉키 쇼크를 거치는 동안에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이제 더 이상 원화채권시장을 신흥국으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2012년 이전에는 다른 신흥국 시장과의 자본유출입 형태가 비슷했다. 이후에는 달라졌다”면서 “현재 국채시장에 유럽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인데 ECB의 국채매입이 시작되면 한국 채권시장에도 유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원화채권의 매력으로 높은 신용등급과 상대적인 고금리를 꼽았다.
김지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일 신용등급 내 원화채권의 금리가 높은 편이다. 원화의 안정성도 원화채권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면서 여타 신흥국과 대비해 원화의 움직임은 견고해졌다. 지난해 달러지수가 80대에서 90대로 높아지는 강세를 보였음에도 원화의 절하 폭은 5%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현재 무디스 기준 Aa3(AA-/안정적), S&P기준 A+(긍정적)"라며 "전세계에서 AA등급 이상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1개국인데 현재 그 중 11개국은 유로존과 북유럽인데 노르웨이와 영국을 제외하면 이들의 국채2년 금리는 모두 마이너스"라고 밝혔다.
그는 BBB등급인 이탈리아(2년 0.31%, 10년 1.58%), 심지어 BB등급인 포르투갈 금리(2년 0.35%, 10년2.23%)도 한국 금리(2년 2.05%, 10년 2.43%)보다 낮아 투자유인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채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금리에서 환율로 바뀐 가운데,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유로화에 비해 매력적이라는 점에서는 일부 유럽계 투자 자금의 국내채권 시장 유입을 기대할 만하다"고 평했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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