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업에 대한 열정에는 나이가 없었다.
25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학사모를 쓰는 이순조(69·여·사진)씨는 졸업 후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대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이씨는 “학과 실습 때문에 여러 복지관에 다녀보니 맞벌이하는 부모 때문에 혼자 노는 아이들이 많더라”며 “은퇴 후 집에 있는 중·장년들이 이 아이들을 맡아 봐주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고안해 졸업 후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 70대는 노인정도 안간다”며 “학력과 경험이 풍부한 은퇴자들을 적극 활용해 따뜻한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졸업 소감을 밝혔다.
이씨가 처음 방송대에 입학할 때 주위 사람들은 “지금 대학에 가서 뭘 하느냐”며 이씨를 말렸다. 그러나 이씨는 주위 사람들이 말릴 수록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에 매진했다. 이씨의 남편 이상근씨는 “처음에 한 두 달 하고 그만둘 줄 알았던 아내가 기어이 졸업을 하더라”며 “배운걸 잊어버릴까봐 보고 또 보며 공부하는 아내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졸업 후 복지관에 들어가 방과 후 아이들을 돌볼 예정이다.
24일 방통대에 따르면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1만7000여명의 졸업생이 학위를 받는다. 방통대는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기 어려운 졸업생들을 위해 홈페이지나 모바일서비스 등을 통해 학위수여식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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