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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해인사 해인총림 제9대 방장 선출을 앞두고 23일 대원 스님 추천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해인사 보경당에서 단결과 화합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지난해 12월 법전스님 원적으로 자리가 빈 제9대 방장은 내달 7일 해인총림에서 열리는 산중총회에서 뽑힌다.
현재 방장 후보로 대원 스님(오등선원 조실)과 원각 스님(해인사 유나) 2명이 거론되면서 스님들의 여론도 갈리고 있다. 해인총림 방장은 1967년 성철 스님을 초대 방장으로 추대한 뒤 지금까지 한 번도 선거를 치르지 않고 추대 전통을 이어왔다. 법전 스님의 경우 추대된 이후 18년간 방장을 지냈다. 이번에 해인사 중진 스님들이 선거라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나온 것이다.
법전 스님의 49재가 마무리된 뒤 현재 해인총림 동당 세민 스님과 율주 종진 스님, 백련암 원택 스님 등으로 구성된 ‘대원 대종사 추천위원회’가 전통고수를 호소하고 있고, 홍제암·길상암 등 6개 문중으로 구성된 ‘원각 스님 추천위원회’가 선거를 내세우며 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원 스님 추천위는 지난 23일 해인사 내 보경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중 화합을 위해 해인총림 방장은 추대되어야 한다”며 “대원 스님은 용성대종사, 고암대종사로 이어지는 법통을 부촉받고 오랫동안 많은 수행자를 맞이한 훌륭한 분이어서 추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세민, 종진, 원택, 수완, 광해, 원효, 성공 스님과 태화, 용연 스님 등 비구니 스님들이 참석했다.
원각 스님 추천위는 대부분 해인사 내 중진으로, 해인사를 이끌어가는 원로들을 누르고 방장으로 선출되려면 사실상 선거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방장이 주지를 지명하기 때문에 이번 방장 선출이 해인사 차기 주지 선출과 맞물리는 등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원각 스님 추천위측에서 ‘방장의 임기를 정해 나눠먹기로 한다는 합의서가 나왔다’는 폭로전까지 들고 나왔다.
결과가 걸린 산중총회에는 비구니 100명을 포함한 600명의 선거인단이 꾸려진다. 만약 최소인원인 250명이 참석하지 않거나 추대와 선거 중 한 가지 방법을 결정하지 못하면 산중총회는 연기된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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