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문제 처음으로 언급
일왕 이어 반전메시지 전해

나루히토(德仁·사진) 일본 왕세자가 만 55세 생일(2월23일)을 맞아 지난 20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전쟁의 비참함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23일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루히토 왕세자는 “앞선 전쟁으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고통과 큰 슬픔을 겪은 것을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반복하는 일이 없도록 과거의 역사를 깊이 인식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우리나라는 전후에 일본헌법을 기초로 노력을 쌓아올려 평화와 번영을 향유하고 있다”며 전후 70년이 평화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자신의 생일에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제125대 헤이세이(平成)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왕비 미치코(美智子)의 장남으로 현재 일왕 계승 순위 1위다.
아키히토 일왕도 올해 1월1일 발표한 신년소감에서 일본이 종전 70주년이라는 분기점을 맞이한다고 지적한 뒤 “이번 기회에 만주사변으로 시작한 전쟁 역사를 충분히 배우고 앞으로 일본의 존재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반전 메시지를 밝히기도 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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