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위기의 신문, 활로는]“지면 기사 그대로 온라인에 싣는 인터넷 뉴스 서비스 20년은 실패”

관련이슈 세계일보 창간 26주년 특집

입력 : 2015-01-29 20:35:13 수정 : 2015-01-29 20:35:13

인쇄 메일 url 공유 - +

뉴스 플랫폼마다 다른 문법 있단 걸 몰라
어뷰징 기사 통한 페이지뷰 올리기 급급
“종이신문 1면, 홈페이지 첫 화면에 무슨 기사가 보도됐는지는 큰 의미가 없고 독자들도 관심 없습니다. 이제는 개별기사 하나하나가 중요합니다. 인터넷 이용 환경을 감안해 바쁜 출근시간에는 짧은 뉴스를, 저녁 시간에는 긴 기사를 내야 합니다. 소비자와 광고주가 뭘 원하는지 알아내고, 뉴스 소비자의 습관 변화를 파악해 어떤 문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한국 언론의 절실한 과제입니다.”

미디어경영·뉴미디어 전문가인 강정수(사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1995년 한 언론사의 인터넷 서비스로 시작된 국내 인터넷뉴스 서비스 20년을 ‘실패’로 평가한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고 지금이라도 기초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잘못된 패러다임이 문제”라며 “종이신문과 온라인 각각의 채널에 맞는 문법이 있는데 그 문법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종이신문을 위해 만든 기사를 온라인에 그대로 내보내면서 실시간 검색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온라인 기사만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 수익 구조에서 디지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각 언론사는 디지털 퍼스트 전략에 대규모 투자를 꺼리는 실정이다.

강 연구위원은 신문사의 디지털 광고 수익이 미약한 것은 스스로 자초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A신문사가 한 달에 약 3억페이지뷰(PV)를 기록하는데 뉴욕타임스는 월 4500만PV, 가디언은 월 3000만PV에 불과하다”며 실시간 검색 대응용 어뷰징 기사가 양은 많지만 질은 ‘쓰레기’나 마찬가지인 PV를 양산했다고 강조했다. 질 낮은 PV는 온라인 광고 단가를 낮추는 악순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뷰징 기사에는 우량 광고가 붙지 않습니다. 양질의 기사를 만들어 양질의 PV를 만들어야 우량 광고가 실립니다. 지금은 대기업의 우량 광고가 네이버 등 포털로 가고 저질 광고만 언론사로 갑니다. PV보다는 기사에서 독자가 머무는 시간, 재방문 횟수, 연령층 등을 분석해 언론사 스스로 대기업에 광고영업을 해야 하는데, 국내 언론사 대부분은 그러지 못하고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와 손쉬운 거래만 합니다.”

우리나라 종이신문의 앞날에 대해 강 연구위원은 “서구 쪽은 종이신문을 대체할 미디어가 빠르게 성장해 종이신문 위축세가 두드러지지만 한국 언론시장에선 올드미디어의 위기는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기업 등 광고주가 100%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지 않고 영향력 확보 차원에서 광고·협찬을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그 근거다.

이에 따라 기존 매체들이 혁신과 신규 투자를 등한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강 연구위원의 조심스러운 진단이다.

혁신 저널리즘의 경우 서구에선 버즈피드 같은 성공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에선 뉴스 생태계가 다양화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술·조직·형식·비즈니스 네 가지 요소를 갖춘 혁신 저널리즘이 등장하기에는 국내 시장 규모가 작고 기술 중심의 혁신 매체가 자본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서 “네이버가 뉴스 유통시장을 장악해 혁신 매체가 파고들 틈이 적은데, 그나마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생겨 숨쉴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보다 많은 뉴스 유통 채널이 등장해야 혁신 저널리즘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박보영 '상큼 발랄'
  • 박보영 '상큼 발랄'
  • 고윤정 '매력적인 미모'
  • 베이비돈크라이 이현 '인형 미모'
  •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 '눈부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