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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대전·구텐베르크 '42행 성서'… 책의 역사 100권

입력 : 2015-01-23 19:50:21 수정 : 2015-01-23 19: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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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더릭 케이브·새러 아야드 지음/박중서 옮김/예경/3만5000원
이것이 책이다/로더릭 케이브·새러 아야드 지음/박중서 옮김/예경/3만5000원


“과연 인쇄본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책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제는 진부하게까지 느껴지는 시대에 책이 가진 아날로그적 감성에 집착하는 독자들은 저자들의 확신이 반가울 것이다. 그들의 확신은 “동굴 벽화를 정보 집적의 한 형태라고 본다면” 2만5000년 전으로 뻗어가는 책의 역사를 100권의 책으로 개괄하면서 나온다. 목차는 책이 인류의 역사에 조밀하게 스며들었던 수많은 양상을 보여주며, 이것이 ‘인쇄본의 시대’가 영속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진다.

현재까지 확인된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문명인 카랄수페의 ‘결승문자’는 ‘태초’의 책이다. 결승문자는 “매듭지고 염색한 노끈을 이용하는 기록과 통신체계”이다. 지금도 의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지만 이 방법은 4000년 동안이나 살아남았다. 중국 명나라의 영락제 때 간행된 ‘영락대전’은 모든 지식을 정리하고 싶어했던 욕망의 구현으로 “역사상 가장 분량이 많은 책”이었다. 1403년 영락제는 종교, 과학, 기술, 농업은 물론 연극, 미술 등 모든 분양의 지식을 방대하게 모은 책을 편찬하라고 명령했고 그 결과가 3억7000만개 이상의 한자를 담은 1만1000권 이상의 영락대전이었다.

인류의 역사를 ‘변화’라는 키워드로 해석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책이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이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은 그전까지 한권씩 베껴 써서 만들던 책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고, 지식의 급속한 대중화를 가능하게 했다. 책의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는 1949년 스페인의 앙헬라 루이스 로블레스가 만든 ‘기계식 백과사전’을 소개한다. “내부에는 코일을 장착하고, 오늘날 하이퍼텍스트라고 부를 만한 것을 집어넣은” 이 책을 최초의 전자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두드러진 매력은 희귀한 그림과 사진이다.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시원스럽게 배치한 그림, 사진은 책의 변천을 시각적으로 정리한다. 희귀본 도서를 정리한 사진집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하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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