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은 23일(현지시간) 압둘라 국왕이 사망했으며 살만 왕세제(79)가 왕위를 이어받는다고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사우디 왕가의 6번째 왕으로 2005년 왕위에 올랐으며 최근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 때문에 부총리 겸 국방장관인 살만 왕세제가 최근 카타르에서 열린 걸프국 정상회의를 포함해 여러 공식 행사에 국왕을 대신해 참석해왔다.
왕세제 자리에는 무크린 제2왕세제가 오른다.
◆압둘라 국왕은 사우디 초대국왕의 7번째 부인이 낳은 10번째 아들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1924년생으로 2005년 이복형인 5대 국왕 파흐드 국왕이 죽자 그해 8월1일 81세의 나이로 제6대 왕위를 물려받았다.
압둘라 국왕은 사우디를 건국한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 초대 국왕의 7번째 부인에게서 태어난 10번째 아들이다.
압둘라 국왕은 4대 칼리드 국왕이 1975년 제2부총리로 임명하면서 본격적으로 공직에 입문했고 1982년 파흐드 국왕이 왕위를 계승하면서 왕세제로 책봉됐다.
압둘라 국왕은 집권 10년 동안 이전 사우디 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여성의 권익 증진에 특히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2013년 1월 국회에 해당하는 법률 심의·지문 기구인 슈라위원회의 위원 150명중 20%인 30명을 여성으로 임명하는 왕령을 발표했다.
2012년엔 처음으로 여성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하도록 허용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왔다. 걸프지역에선 가장 마지막으로 2013년 6월29일부터 주말을 기존 목·금요일에서 국제적 교류 증가에 발맞춰 금·토요일로 변경하는 칙령을 발표했다.
◆사우디 왕위는 형제 상속
사우디 왕위는 압둘 아지즈 국왕의 유언에 따라 장자 상속이 아닌 형제 상속제다.
이에 따라 여러 부인의 아들 5명이 현재까지 차례로 왕위를 이어왔다.
압둘아지즈 국왕은 1902년부터 1953년 타계할 때까지 51년간 왕권을 쥐었지만 이후 파흐드 국왕(1982∼2005년)을 제외한 4명의 국왕은 고령에 왕위에 오른 탓에 재위기간이 10년 안팎으로 짧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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